"정치가 말야…" "결혼 언제?" 설엔 절대 금물

이지은 2023. 1. 2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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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명절 설이 다가왔다.

'코로나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첫 설로, 그동안 못 만났던 친척들과 친지들을 만나 회포를 풀 좋은 기회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네이트Q' 서비스가 지난해 9월 성인남녀 474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08명(32%)이 '교제나 결혼' 질문이 제일 불편하다고 답했다.

지난해 초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미혼남녀 24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45.3%가 설이 마냥 즐겁지 않은 이유로 '연봉 등 직장 관련 질문'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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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잘알' 노릇 하려다 싸울수도
결혼·취업·승진 이야기도 금물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민족의 명절 설이 다가왔다. '코로나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첫 설로, 그동안 못 만났던 친척들과 친지들을 만나 회포를 풀 좋은 기회다. 덕담은 많이 나누면 나눌수록 좋지만, 설에 건네선 안 될 말들도 있다. 정치와 결혼·취업 이야기는 훈훈했던 분위기를 곧바로 얼어붙게 만들 수 있는 첫걸음이다.

이상민 장관 해임안을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12일 국회의사당의 모습이 침묵에 쌓여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밥상머리서도 정치 성향 갈려…대화 피하고 존중해야

정치권에서는 매년 큰 명절을 앞두고 밥상머리에 정치를 올리기 위해 혈안이다. 여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반면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말실수를 부각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간에 설 밥상머리에 정치 이슈를 올리는 것은 금물이다. 정치에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은 25%에 달했다. 연령별로 60대 이상에선 국민의힘, 40대에선 민주당이 각각 50%를 웃돌았고 20대의 절반가량은 무당층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은 보수, 중년층은 진보, 젊은 층은 지지 정당 없는 무당층이 대세라는 것. 세대별로 정치 성향이 확연히 갈리는 상황에서 정치 이야기를 꺼내게 되면, 모처럼 친척들이 모인 자리도 어색해질 수 있다.

민주주의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명절에 정치 토론을 꺼린다는 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10월 악시오스-입소스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추석'인 추수감사절에 가족과 정치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77%에 달했다. 지난 중간선거 결과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답한 비율도 58%나 됐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20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절대로 그냥 설 밥상에 정치 얘기하지 마시라, 싸움 난다"며 "이재명이든 윤석열이든 뭐 나경원이든 이런 얘기 안 하시고 그냥 덕담 얘기하셔라,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비혼의 시대'…결혼 시기 묻는 건 금물

아직 미혼인 친척에게 '결혼은 언제 하니'라고 묻는 것도 실례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네이트Q' 서비스가 지난해 9월 성인남녀 474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08명(32%)이 '교제나 결혼' 질문이 제일 불편하다고 답했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비혼주의가 확산하면서, 결혼은 '반드시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미혼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과반수(51.9%)가 비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혼에 대한 생각이 변하면서 LG유플러스는 올해부터 비혼 장려금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미혼남녀에게 결혼이나 연애만큼이나 민감한 주제도 있다. 바로 승진과 연봉 등 직장 문제다. 지난해 초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미혼남녀 24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45.3%가 설이 마냥 즐겁지 않은 이유로 '연봉 등 직장 관련 질문'을 꼽았다.

명절 준비로 인한 '명절증후군'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문제다. 장거리 운전에 따른 피로, 명절 음식 준비에 따른 피로로 서로 얼굴을 붉힐 일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에는 추석 명절 음식 준비 문제를 두고 부부가 말싸움하다 60대 여성이 남편에게 흉기를 휘두르기도 했다.

'상다리가 휘어지게' 음식을 차려야 조상을 잘 모시는 것이라는 통념이 있지만, 이는 전통문화와도 큰 관련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례상에 으레 오르는 것으로 생각하는 전류 등 지진 음식도 예와 어긋난다. 성균관이 지난 9월 발표한 '차례상 간소화' 방안에 따르면 차례상에 올라가는 음식 가짓수는 송편과 나물, 구이, 김치, 과일 등을 포함해 9가지면 된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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