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실 철강이 사고쳤다"...3.3조 들인 수력발전소 붕괴 위기

중국이 건설한 코카코도 수력발전소를 점검하는 에콰도르 정부 관리. EPA=연합뉴스

중국 기업에서 건설한 에콰도르의 최대 수력발전소가 완공 후 10년도 안돼 붕괴위기에 처했다. 댐에서 수천개의 균열이 확인돼 붕괴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중국제 철강의 품질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는 게 에콰도르 정부의 입장이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국영 기업 '중국수전'이 건설했던 에콰도르 코카코도 수력발전소가 10년도 지나지 않아 벌써 붕괴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에콰도르 건국 이후 최대 건설 프로젝트였던 코카코도 수력발전소는 에콰도르가 27억달러(3조3000억원)의 건설비 중 85%를 중국 개발은행에서 이율 6.9%에 빌려 건설했다. 지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6년가량 수백명의 중국인 노동자가 동원돼 공사가 진행됐지만, 완공 초기부터 문제점이 발견됐다.

댐에서 수천 개의 균열이 발견됐고, 8개의 철제 터빈에서도 1만7000개의 균열이 발견됐다. 현재는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한 상황이다. 중국은 균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차례 수리 작업에 나섰지만, 모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 키토에 있는 산프란시스코대학의 공학자 파브리시오예페스는 “모든 것을 다 잃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댐이 당장 내일 무너질지, 혹은 6개월 후에 무너질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에콰도르 측은 이와 관련, 중국제 철강의 품질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에콰도르 정부는 직접 발전소를 운영하기 이전에 이 같은 하자가 모두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WSJ은 에콰도르 외에도 다른 국가에서 비슷한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은 중국 기업이 건설한 닐룸-젤룸 수력발전소에서 지난해 터빈에 물을 공급하는 터널 균열을 발견해 가동을 중단했다. 발전소가 완공된 지4년 만에 중단되면서 파키스탄 정부는 매달 4400만달러(약 544억원)의 비용을 추가로 부담하고 있다.

또 중국기업이 지난 2019년 나일강에 건설한 우간다 수력발전소에서 500개 이상의 결함이 발견됐다. 또 다른 수력발전소는 건술 중 균열을 비롯해 불량 케이블 설치 등의 문제로 완공 시기가 3년이나 연기됐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