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수술 복귀 박소담 '유령' vs 황정민·현빈 '교섭' 설연휴 승자는

나원정 2023. 1. 2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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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극장가 볼만한 추천작
100억대 대작 '교섭' '유령'
'기생충' 촬영감독의 日영화
안방 간 '올빼미' 넷플릭스 '정이'
배우 황정민과 현빈(오른쪽)이 지난달 20일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열린 영화 '교섭' 제작보고회에서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뉴스1

황정민‧현빈의 실화 탈출극(‘교섭’)이 이하늬‧박소담의 일제강점기 첩보극(‘유령’)을 제쳤다. 설 대목 극장가에서 총제작비 100억원대 한국 대작들이 맞붙었다.


액션보단 사건 본질 짚은 임순례 대작 '교섭'


본격적인 연휴를 앞둔 20일까지 표심은 ‘교섭’(18일 개봉)에 기운 모양새다.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선교단체가 탈레반에 피랍됐던 실화에 현지에 급파된 한국 외교관(황정민)과 중동 전문 국정원 요원(현빈)의 공조 소재로 사흘간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누적 26만 관객을 동원했다. ‘공조’ ‘사랑의 불시착’ 등 영화‧드라마 속 군인 캐릭터로 흥행한 현빈, 넷플릭스 글로벌 화제작 ‘수리남’ 악역을 싹 지워낸 황정민의 조합도 화제다.
다만, 긴박한 액션을 기대한 관객은 아쉬움도 드러낸다. 장르적 쾌감보단 종교‧국제정세‧미디어 등이 갈등을 유발하는 본질을 건조하게 드러낸 연출 방식에 호불호가 나뉘어서다.
개봉 첫날(18일) 2위로 출발한 ‘유령’은 사흘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4일 개봉), ‘아바타: 물의 길’(지난달 14일 개봉)에 밀려 4위로 내려서며 누적관객 11만명을 동원했다. 메가박스 예매앱 평점은 10점 만점에 ‘유령’이 ‘교섭’(7.7점)보다 다소 높은 8점대. “독립운동 영역에 판타지가 결합돼 좋았다”는 호평과 “미장센에 치우쳐 긴장감이 떨어진다” “예쁜 옷을 입은 봉오동 전투” 등 평가가 엇갈린다(이상 메가박스 실관람평).

암수술 후 복귀 박소담 '유령' "미친거 하고파"


‘유령’은 독립운동 소재를 장르적으로 재해석한 색다른 영화다. 때는 1933년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신임 총독 암살 실패 직후.
해안 절벽 위 호텔에 일제 부역자로 위장한 항일 첩자 ‘유령’으로 의심받는 이들을 가둬놓고 벌이는 색출작전, 탈주극을 저마다 비밀을 감춘 광기어린 캐릭터, 고풍스러움에 과감한 색감을 접목한 의상‧무기‧건축, 홍콩 느와르풍 액션, 고속촬영 등으로 표현했다.
‘킹스맨’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이미테이션 게임’ 같은 역사 소재 해외 전쟁‧액션물뿐 아니라 이해영 감독의 일제시대 배경의 초자연적 스릴러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섹스 판타지를 펼친 소동극 ‘페스티발’, 506만 관객을 동원한 범죄 액션 ‘독전’ 등 전작들의 스타일을 섞어냈다.
일제강점기 배경 스릴러 영화 '유령'에서 박소담(사진)은 조선인 출신임에도 일제 총독부 2인자의 직속 비소가 된 '유리코'를 연기했다. 앙칼지고 음흉한 성격 뒤에 비밀을 감춘 인물이다. 사진 CJ ENM
정교한 두뇌싸움보단 매장면 초상화 그리듯 담아낸 인물들의 자태가 더 눈길을 끈다. 스타일 과잉이란 비판도 공존한다.
각본을 겸한 이 감독은 개봉 전 기자간담회 및 인터뷰에서 “독립운동가들의 기록을 보니 그들의 싸움과 투쟁이 찬란하게 다가왔다”면서 “제대로 된 캐릭터 영화로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모든 대사를 일본어로 소화한 경호대장 역의 악역 박해수를 제외하면 설경구‧서현우 등 배우들의 극과 극 모습을 두루 볼 수 있는 반전 매력이 볼거리다. 특히 이하늬‧박소담, 깜짝 출연한 이솜 등 여성 배우들의 개성 강한 활극이 돋보인다.
2021년 말 갑상샘암 진단 후 수술을 받았던 박소담은 ‘유령’이 회복 후 선보이는 첫 작품이다. ‘유령’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기쁨의 눈물을 비치기도 했다. 이 감독은 “소담이가 시원하게 분출하고 내지르는 것을 보고 싶었다. ‘소담아, 우리 미친 거 해보자. 날뛰어보자’고 하니 ‘저도 미친 거 하고 싶어요’ 하더라”고 육탄전‧총격전을 아우른 액션 탄생 비화를 밝혔다.

'아바타' 천만 임박, '슬램덩크' 설 흥행 몰이


올해 설 극장가는 지난해보다 관객수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연휴 전날인 20일 전국 관객수는 30만8000여명.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설을 맞은 지난해엔 연휴 중에도 하루 최다 관객수가 28만명을 넘지 못했다.
연말연시 화제작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누적 115만 관객을 넘어서고, ‘아바타: 물의 길’(누적 961만)이 천만 관객 초읽기에 들어간 것도 한몫했다.
볼만한 영화는 더 있다. ‘기생충’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버닝’ ‘유령’ 등의 홍경표 촬영감독이 촬영을 맡은 재일교포 이상일 감독의 일본 영화 ‘유랑의 달’도 18일 개봉했다. 봉준호 감독이 홍 촬영감독을 이 감독에게 소개했다. 영화는 동명 원작 소설을 토대로, 15년 전 전국적인 유괴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로 낙인찍힌 두 아이가 성인이 되어 재회한 현재를 그렸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바닷마을 다이어리’로 알려진 히로세 스즈, 연기파 배우 마츠자카 토리가 주연했다.
지난해 11월 개봉해 332만 관객을 넘어선 팩션 사극 ‘올빼미’는 VOD가 출시돼 극장‧안방을 동시 공략한다. ‘지옥’ 연상호 감독과 주연 배우 김현주가 다시 뭉친 로봇 SF 영화 ‘정이’도 20일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개국에 출시됐다.

'라라랜드' 감독, 앤트맨 신작, 킬러 된 전도연…


다음달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첫 선을 보일 영화 '길복순'. 변성현 감독, 주연 전도연(사진), 설경구 등이 뭉친 청부살인 액션 영화다. 사진 넷플릭스
설 이후 극장가에선 개봉 눈치작전이 치열할 전망이다. 극장 관객수가 회복하지 않은 상황에서 극장 개봉할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갈지 고민은 여전하다.
2월까지 개봉을 확정한 작품으론 8일 개봉하는 ‘다음 소희’가 가장 빠르다. ‘도희야’의 정주리 감독, 주연 배두나가 다시 뭉친 작품으로, 콜센터 현장실습생의 실화를 담아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에 초청됐다.
진선규‧성유빈 주연의 권투 소재 성장영화 ‘카운트’도 다음달 중 선보인다. 외화로는 마블 히어로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가 15일 개봉한다. 마블 시리즈의 양자영역 세계관이 본격적으로 드러날 작품으로 주목받는다.
‘라라랜드’의 데이미언 셔젤 감독이 다시 할리우드를 그린 신작 ‘바빌론’은 브래드 피트, 마고 로비 등 톱스타들이 뭉쳤다. 이 작품과 함께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 수상 후보로 거론되는 ‘타르’도 다음 달 개봉한다. 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최초의 여성 수석 지휘자 실화를 연기했다.
임시완‧천우희 주연의 현실 공포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다음 달 17일 넷플릭스로 출시된다.
‘킹메이커’ 변성현 감독과 배우 전도연이 만난 킬러 액션 영화 ‘길복순’은 16일 개막하는 베를린 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 ‘베를리날레 스페셜’에서 최초 상영 후 올 상반기 넷플릭스로 공개된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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