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인물]'블랙핑크' 입은 모던한복 만든 '단하'
블랭핑크가 신곡 의상으로 선택해 큰 관심
프랑스 파리에서 '단하 컬렉션'도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한복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모던한복'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인기 가수들이 입고 나오면서 관심이 높아졌고, 외국인을 주요 고객으로 맞는 호텔이나 면세점에서도 모던한복 형태의 유니폼을 도입하고 있다. 일상에서도 실내 전용 모던한복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10월 국내 전 점에서 한복을 재해석한 디자인 유니폼을 도입했다.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 지난해 문을 연 '한국식 바'에서 근무하는 종업원들은 모두 모던한복 유니폼을 입는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리빙 브랜드 '자주'는 지난해 실내 전용 모던 한복 출시하기도 했다.
전통 한복을 20~30대 감각에 맞게 트렌디하게 재해석한 모던 한복은 BTS, 블랙핑크가 입고 나오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BTS는 2018년 선보인 '아이돌(IDOL)'의 뮤직비디오와 공연 무대에서 모던한복을 입고 등장했다. 블랙핑크는 2020년 6월 신곡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 뮤직비디오에서, 명품 브랜드의 옷이 아닌 한복을 입고 나왔다. 이 한복을 만든 온라인 쇼핑몰에는 한때 하루 3000~4000명의 방문자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블랭핑크 멤버 지수와 리사가 입은 한복은 스타일리스트팀에서 자체 제작했고, 제니와 로제가 입은 한복은 김단하 '단하주단' 대표가 디자인했다.
김 대표는 자신이 한복에 관심을 가진 계기로 할아버지를 꼽는다. 그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할아버지는 '매듭 장인(실, 노끈 등을 다양하게 맺는 등 전통 매듭 기술이 있는 사람)'이라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의 매듭을 보고 자랐으며, 그런 집안 분위기가 한복과 관련된 일을 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밝혔다.
그의 이력은 독특하다. 부산이 고향인 김 대표는 호텔이나 카지노 쪽으로 취업을 알아보다 중국인들이 많이 오는 제주도 카지노에서 일하게 됐다고 한다. 그러다 회사가 다른 일도 병행이 가능한 분위기라 2015년에 온라인 한복 대여 사업을 시작했다. 한복은 직접 디자인한 뒤 한복 제작하는 업체에 맡겨서 제품을 만들었다. 김 대표에 따르면 트렌디한 감각의 예비 신부를 대상으로 오프라인보다 저렴한 가격에 대여해, 수익이 높았다고 한다. 이후 2016년 퇴사, 2018년에 단하 브랜드를 론칭했다.
김 대표는 개량한복, 모던한복을 제작할 때 기준이 있다고 한다. 전통 한복의 뼈대를 흔들거나 지우지 않는다. 그는 우리나라 전통 복식 형태를 그대로 살려서 한복을 만든다고 한다.
예컨대 제니가 입은 한복은 남자 복식인 도포의 형태와 같다. 소매와 길이를 줄여 현대적으로 해석했다고 하지만, 한복의 배래선은 그대로 살렸다고 한다. 로제가 입은 검은색 외투는 남자 전통 복식인 철릭에서 영감을 받아 모양과 제작 방법이 흡사하다고 한다. 또 크롭트 톱(길이를 짧게 잘라낸 웃옷들) 은 조선시대 가슴 가리개라고 하는 속옷의 형태인데, 문양을 더해 밖으로 노출시켰고, 화려한 문양은 조선시대 궁중 보자기에 사용된 봉황문을 새겨 넣었다고 한다.
이렇게 한복 제작 과정을 종합해 살펴보면, 모던한복을 만들 때 최신 트렌드를 마구잡이로 반영해 디자인하는 것이 아닌, 우리 고유의 멋스러움을 살리면서도 제작 방법은 전통을 훼손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실제 김 대표는 한복에 관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단하 브랜드를 론칭하기 전인 2016년부터 한국궁중복식연구원에서 조경숙 명인에게 한복 디자인을 배우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10월 김 대표는 프랑스 파리 파빌리온 깡봉(Pavillon Cambon)에서 열린 파리 패션위크에서 단하 컬렉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가슴가리개, 도포, 제주 전통복식 소중이, 저고리, 철릭 등 화려한 궁중 보자기와 도배지, 화조도 문양을 사용해 한복 18룩으로 런웨이를 채웠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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