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도 일본·동남아 간다"…설 연휴 관광객 빼앗긴 제주
최충일 2023. 1. 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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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눌렸던 해외여행 보상심리 작용"
올해 설 연휴를 제주에서 즐기려는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간 억눌렸던 내국인의 해외여행 보상심리가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거리두기 완화와 맞물린 결과라는 업계의 분석이다. 제주도는 지난 3년 동안 국제선이 대부분 끊기면서 해외여행 수요의 반사 이익을 누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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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설보다 1만5000명 덜 와
21일 제주관광협회는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5일간 설 연휴 기간 18만8000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해 설 연휴 기간(1월 29일~2월 2일) 20만3437명보다 7.6%(1만5437명) 줄어든 수치다. 20일 4만4000명, 21일 4만4000명, 22일 3만4000명, 23일 3만2000명, 24일 3만4000명이 제주 여행에 나선다. 하루 평균 3만7000여 명꼴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제주를 대신해 비교적 가까운 동남아·일본 등을 찾는 내국인이 많아지고 있다”며 “이런 경향에 맞춰 항공사마다 국제선 운영을 확대하는 바람에 제주 관광객도 줄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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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들, 국내선 줄이고 국제선 늘려
실제 이번 연휴 기간 제주공항을 기점으로 운항하는 국내선 항공편은 지난해 1248편보다 6.7%(84편) 줄어든 1164편이다. 공급 좌석(21만6377석)도 11.7%(2만8596편) 줄었다. 이달 제주공항 기점 국내선 출발·도착 항공편은 1만3647편으로 지난해 1월 1만4504편보다 5.9% 감소했다. 설 연휴 국내선 항공기 평균 탑승률은 86.4%로 지난해(86.7%)와 비슷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신 제주와 목포·완도·여수 등을 잇는 선박 숫자는 전년 42편(3만6784석)보다 26.2% 증가한 53편(4만575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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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이용객 폭증...하루 12만명
설 연휴 해외로 나가는 이들은 지난해보다 많이 늘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5일간 인천공항 이용객이 61만6074명으로 예측됐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 12만3215명이다. 지난해 설 연휴 하루 평균 8859명이 찾은 것과 견줘 1290.8%가 는 규모다. 특히 일본이 인기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383만1900명이었는데 이 중 한국인이 101만27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제주와 해외를 잇는 직항노선 예약률도 높다. 제주와 일본 오사카(大阪), 대만 타이베이(台北)를 잇는 직항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티웨이항공에 따르면 설 연휴 제주-오사카 노선과 제주-대만 타이베이 노선은 각각 87%, 80%의 예약률을 보인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비교적 가까운 해외여행지인 동남아시아와 일본이 해외 관광 시장을 이끌고 있다”며 “특히 일본은 지난해 10월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자 1순위 해외여행 국가가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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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여권 발급 한 달 전보다 9배 늘어
해외여행 욕구가 확산하면서 관공서 여권 발급 창구도 붐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달(12월) 도내 여권 발급 건수는 5759건으로 지난해 1월 636건보다 805.5% 폭증했다. 김모(39·서울시)씨는 “이번 겨울, 일본 규슈(九州)에서 온천 여행을 하기로 했다”며 “올해 설 연휴 제주 방문을 계획했다가 엔저 상황 등을 고려해 일본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말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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