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회피심리·걱정·무기력…2가지 해당되면 '명절증후군'

김정완 2023. 1. 21. 09: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령·국적 막론…방치는 금물

#. 40대 주부 이모씨는 거리두기가 없는 설을 맞이해 시댁 방문할 생각을 하니 한숨이 나온다. 거리도 멀고 불편한 시가에 방문할 생각을 하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가족인 이씨의 시가는 최근 3년간 코로나19 영향으로 명절에도 다 같이 모이는 것을 피해왔으나, 지난 추석부터 다시 모이기 시작했다. 그는 "저번 추석 때도 명절 연휴 주간에 가슴이 답답하고 우울해졌는데, 이번에도 그렇다"며 "명절 연휴만큼은 대면으로 돌아온 것이 기쁘지가 않다"고 말했다.

코로나 엔데믹으로 약 3년 만에 대면 설 연휴가 돌아왔다. 그간 거리두기로 명절마다 방문하기 어려웠던 탓에 이번 설 연휴는 고향과 친치를 찾는 발걸음이 늘어난 모양새다. 다만 얼굴을 마주하는 명절이 반갑지만은 않은 이들도 있다.

과거에는 명절 연휴에 노동량이 늘어나는 주부에게서 자주 나타났던 명절증후군은 최근 연령대를 막론하고 나타나고 있다. 명절을 보낼 생각만 해도 가슴이 답답하고 한숨이 나온다면 명절 스트레스로 인한 명절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만국 공통의 '명절 스트레스'

명절증후군은 명절을 전후하여 스트레스가 심해 우울감과 무력감을 느끼고 기분 조절이 어려워지는 증상으로, 명절우울증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스트레스의 원인으로는 늘어나는 가사 노동량과 긴 이동시간, 일상과 다른 생활 리듬, 편하지 않은 친인척 간 대화 등이 있다. 서로의 문제를 나누고 싶어 하는 세대와 개인주의적인 세대 간의 관념 차이도 영향을 미친다.

고유 관습인 명절과 관련된 증상이라 국내에서만 있는 증후군으로 알려졌지만, 해외에서도 특별한 명절 전후로 기분 조절 장애가 일어나는 'holiday blues(휴가 우울증)'가 전미심리학회(APA)에서 정식 명명되어 있다. 주로 크리스마스, 추수감사절, 친인척 결혼식 등 전후에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느낀다. 한국과 명절 문화가 유사한 일본과 중국 등에도 스트레스가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절 증후군 주요 증상

명절증후군이라면 명절 전후로 예민해지고, 명절 일정을 떠올리면 스트레스가 극심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자신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울·무력감을 느끼거나 심할 경우 불면증, 어지럼증, 두통, 소화불량, 복통, 심장 두근거림 등 신체적 증상으로 발현되기도 한다.

명절 이후에도 예민해지고 짜증이 늘어나는 등 감정 기복이 지속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명절증후군은 시간이 지나면서 해소되지만, 경우에 따라 만성적인 기분 조절 장애로 남을 수 있다. 흔히 말하는 화병으로, 억울하고 분한 감정을 속으로 삭인 이후에 반발로 나타나는 심리적인 질환이다. 답답함, 치밀어 오름, 안면열감, 억울하고 분한 감정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과도한 노동이나 오랜 시간 이동 등으로 근육통, 관절통, 디스크 등의 통증 질환이 유발될 수 있는데, 이 역시 명절증후군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2주 이상 통증이 이어질 경우 병원을 찾아 진료받는 것이 좋다.

'나도 혹시?'…자가 진단으로 확인하자

자신이 명절증후군인지 헷갈린다면 자가 진단(첫번째 이미지)을 통해 확인해보자. 올해 설 연휴 △친척들과의 만남이 꺼려짐 △연휴 일정·가사노동 걱정 △불면증, 소화불량, 두통 등 신체적 증상 △명절 전후 무기력·집중력 저하 △명절 연휴 친인척집 방문 꺼려짐 가운데 2가지 이상 해당할 경우 명절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방치는 금물, 극복법은?

명절증후군은 보통 시간이 지나며 해소되지만,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고 우울감과 기분 조절 장애를 느낀다면 전문의를 찾아 진료받아야 한다. 보통은 명절 전 사고의 전환으로 스트레스 상황을 피하고, 명절 후에는 스트레스를 빠르게 해소하고 충분한 휴식으로 심신의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

가급적 갑작스러운 생활 리듬 변화를 피하고 보통 자신의 기상 시간과 취침 시간을 지켜 신체 리듬을 무리하게 깨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명절에는 기름진 음식과 술을 접하기 쉬운데, 과음이나 과식은 컨디션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자제해야 한다. 수분이 부족할 경우에도 피로가 더 심하게 느껴질 수 있어 물을 충분히 마셔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명절에는 가사노동의 강도와 시간이 많이 증가하는 만큼 부담도 커지기 때문에 공평하게 나눠 신체적 부담과 갈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가사노동과 친인척 간 대화에서 에너지를 많이 소모했다면 이동하는 도중이나 노동 사이사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거나 산책하는 등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