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차 있는 도로' 첫날… 연세로, 기대와 우려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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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5시20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일대.
시민들은 연세로를 우회하려면 교통 체증이 심한 신촌로터리나 신촌 기차역 방향을 우회하지 않아도 된 점을 가장 큰 개선점 중 하나로 꼽았다.
연세로 인근의 한 빌라에 거주한다는 이모씨(34)는 "차량을 이용하는 데 굉장히 편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건너편으로 넘어가려면 뺑 돌았어야 하는데 막히는 길들이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이참에 신촌로터리 쪽 신호 체계도 바꾸면 통행이 더 원활해지지 않을까 싶다"고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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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들 "상권 활성화 첫걸음 환영, 주차공간 마련 시급"
환경단체 "교통체증發 대기 오염 등 환경 문제 고려해야"
[아시아경제 최태원 기자] 20일 오후 5시20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일대. 간간히 버스만 지나던 평소와 달리 이날은 신촌 번화가를 가로지르는 승용차들로 붐볐다. 언제 '차 없는 도로'였다는 듯, 행인과 차량 모두 원활한 통행을 이루는 모양새였다. 신촌에 나들이를 왔다는 나모씨(28)는 "신촌에 자주 오는데 이전보다 불편한 것은 못 느끼겠다"며 "오히려 차량을 이용할 때 뺑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차량 통행의 장점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연세대학교 앞 연세로의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지난 20일 일시 해제됐다. 시민들은 상권 활성화와 교통 편의성 증대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면서도, 실효성과 보행 불편 등에 대한 우려도 보였다.
서대문구에 따르면 20일 0시부터 9월30일 자정까지 신촌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시범 해제된다. 연세로는 신촌 지하철역~연세대 정문에 이르는 550m 구간으로 지난 2014년 1월 서울시의 첫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조성됐다. 이번 해제 조치로 그간 연세로에 금지된 승용차와 택시 등 모든 차량(이륜차 제외)의 통행이 24시간 가능해진다.
시민들은 연세로를 우회하려면 교통 체증이 심한 신촌로터리나 신촌 기차역 방향을 우회하지 않아도 된 점을 가장 큰 개선점 중 하나로 꼽았다.
연세로 인근의 한 빌라에 거주한다는 이모씨(34)는 “차량을 이용하는 데 굉장히 편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건너편으로 넘어가려면 뺑 돌았어야 하는데 막히는 길들이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이참에 신촌로터리 쪽 신호 체계도 바꾸면 통행이 더 원활해지지 않을까 싶다”고 호평했다.
번화가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모씨(56)도 “이전엔 골목으로 차가 들어오고 나가는 것도 힘들었다. 게다가 한번 잘못들면 뺑뺑 돌아야 했다”며 “접근성이 좋아진만큼 상권이 활성화 되길 기대한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신촌 상인들은 상권 활성화를 위한 첫 발걸음을 환영한다면서도, 주차 공간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호프집 사장 정모씨(52)는 "일단 차량 통행량이 많아지면 매출에 어느정도 도움이 될 거란 의견이 많다“면서도 ”주차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크게 효용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차가 오더라도 댈 곳이 있어야 사람들이 매장을 방문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일식집 사장 이모씨(59)는 "주차장이 제일 급하다. 신촌은 골목에 잠깐만 차를 대도 딱지를 떼인다. 그렇다고 마땅한 주차 장소도 없다"며 "손님이 차 타고 올 수 있겠나"고 했다.
서대문구도 주차 공간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구는 지난해부터 신촌 일대 부설 주차장 공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26일 연세대와 '부설 주차장 공유' 협약을 맺었고, 현대백화점과 창천교회, 세브란스병원, 이화여대 등과도 같은 내용의 협약을 맺는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환경연합을 비롯해 10개 단체로 구성된 '연세로 공동행동'은 이날 오전 11시30분 대중교통전용지구 운영 일시정지 규탄 릴레이 1인시위와 현수막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보행자 친화 의도가 퇴색되고, 교통체증으로 인한 대기 오염 등 환경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대학가인 만큼 대부분 보행자인 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거리에서 만난 연세대 대학원생 정모씨(33)는 "학교 차원에서 설문조사를 할 정도로 학생들 사이에서 큰 이슈다"라며 "차를 이용하지 않는 대부분 학생의 입장에선 불편한 게 사실"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최태원 기자 skk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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