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 끝" 김기현의 홀로서기...이젠 '어대현' 띄운다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연대)로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을 크게 끌어올린 김기현 의원이 이젠 ‘장제원 지우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김 의원 측은 19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언론에 후보인 김 의원이 아닌 장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의 경쟁만이 부각된 것에 대한 문제 의식이 강하다”며 “앞으로는 김기현이 어떤 사람인지를 당원들에게 보여주는 행보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권 경쟁 초기부터 윤심(尹心)을 앞세워 지지율을 견인해왔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여론조사에서는 부동의 1위였던 나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 등에 밀려 선두그룹에 끼지 못했지만, 14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32.5%로 나 전 의원(26.9%)을 처음으로 오차범위 내 앞섰다. 19일 발표된 리얼미터 국민의힘 지지층 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는 김 의원이 40.3%로, 나 전 의원(25.3%), 안철수 의원(17.3%), 유승민 전 의원(8.1%) 등을 오차범위 밖 큰 차이로 따돌렸다.
나 전 의원이 대통령실로부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변화대사직을 해임당하는 과정에서 반윤(反尹) 이미지가 강해지자, 친윤 성향의 당원들이 김 의원쪽으로 지지를 선회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장 의원과 나 전 의원의 신경전이 주목받으면서 김 의원 후보 자체에 대한 관심도는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 의원 측은 “이제 ‘장제원 대 나경원’이 아니라 ‘김기현 대 나경원’의 구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김장철이 지났다”는 말로 홀로서기를 강조한 김 의원은 여론조사 상승세를 바탕으로 ‘어대현(어차피 대세는 김기현)’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다. 19일 기자회견에서도 “연대·포용·탕평, ‘연포탕 정치’를 통해 당의 화학적 통합을 만들어 내겠다”며 통합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장 의원의 사무총장 내정설에 대해서도 “어느 누구에게도 당직을 제안한 적 없고, 내정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지율 상승세인 김 의원에겐 결선투표가 최대 변수라는 게 중론이다. 이번 전당대회는 지난 전당대회와 달리 여론조사를 반영하지 않고 100% 책임당원 투표로 진행되고,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 2위 후보가 승부를 다시 가리는 결선투표가 열린다. 에브리씨앤알이 14~15일 국민의힘 지지층 41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결선투표를 가정한 가상 양자 대결(김기현 대 안철수)에서 김 의원(42.8%)이 안 의원(48.5%)에게 지는 것으로 나왔다. 김 의원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지만, 현실적으론 결선투표 전략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다. 다자대결인 1차 투표와 달리 결선투표는 무엇보다 비주류측 당원들의 반감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김 의원측이 ‘장제원 지우기’에 나서는 건 이런 이유때문이다.
특히 김 의원은 경쟁자들의 ‘수도권 대표론’에 맞서 설 연휴 이후 수도권 공략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쟁자인 안철수 의원과 윤상현 의원은 일찌감치 ‘수도권 연대’를 통해 김장연대를 ‘텃밭연대’ 혹은 ‘영남연대’라고 공격하며 총선에서 수도권 경쟁력이 없다는 점을 비교해왔다. 15일 오세훈 서울 시장과 당권주자 중 가장 먼저 만찬을 가지며 ‘김오연대’를 통해 수도권 공략을 강화하는 제스처를 보인 김 의원은 18일 경기 지역 당협위원장 30여 명과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지기도 했다. 설 연휴 직후에는 경기지역에서 제2의 출정식도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수도권 확장성 강화를 위한 캠프 추가 인선도 예고했다. 현재 김 의원 캠프에선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가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으며, 윤 대통령의 멘토 신평 변호사가 후원회장이다. 모래시계 프로듀서로 유명한 박창식 전 의원이 총괄선대본부장을, 윤 대통령의 대선 캠프 대변인단 출신인 윤희석·김예령 전 대변인이 각각 공보총괄과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다. 원내에선 장제원 의원을 비롯해 이철규·김정재·배현진·박수영 등 친윤계 의원들이 대거 김 의원을 돕고있다. 유일호 선대위원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수도권 2040의 당심을 잡기 위한 새로운 인물을 후보에게 추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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