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두고 구룡마을 덮친 화마… “세뱃돈 찾은 것도 다 타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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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앞둔 20일 서울의 마지막 판자촌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주민 이모(58)씨는 오전 갑작스런 화재에 송두리째 타 버린 집을 보고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화재로 집을 잃은 구룡마을 주민 김영순(72)씨는 "손자들이 오면 주려고 세뱃돈을 뽑아뒀고, 설 차례상에 올리려고 장도 다 봐 뒀는데 모조리 다 타버렸다"며 "이제는 지낼 곳까지 새로 구해야 하는데 울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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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에도 집중호우로 큰 피해
여야 지도부, 현장찾아 이재민 위로
설 연휴를 앞둔 20일 서울의 마지막 판자촌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주민 이모(58)씨는 오전 갑작스런 화재에 송두리째 타 버린 집을 보고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씨는 “사고가 날 수밖에 없는 동네라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다 타버릴 줄은 몰랐다”며 “이번 설은 꼼짝없이 낯선 방에서 지낼 모양”이라고 한탄했다.
지난해 여름 ‘물난리’를 겪었던 구룡마을이 설 연휴를 하루 앞둔 이날 ‘불난리’에 휩싸였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27분쯤 구룡마을 4지구 인근에 큰 불이 발생했다.
판자집이 비닐과 합판 같은 가연성 물질로 지어진 만큼 불길이 빠르게 번진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있다.
소방대원 197명과 소방장비 59대가 투입돼 약 5시간 만인 11시 46분쯤 화재는 진압됐다. 화재로 인해 2700㎡ 면적이 소실됐고 4지구 주택 약 40가구가 피해를 입었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주민 500여명은 한때 임시대피소로 긴급 대피했다. 소방당국은 화재 원인을 조사하는 중이다. 화재로 집을 잃은 이재민 60여명은 강남구 내 호텔 4곳에 임시로 머물 예정이다.
화재로 집을 잃은 구룡마을 주민 김영순(72)씨는 “손자들이 오면 주려고 세뱃돈을 뽑아뒀고, 설 차례상에 올리려고 장도 다 봐 뒀는데 모조리 다 타버렸다”며 “이제는 지낼 곳까지 새로 구해야 하는데 울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 화재 소식을 접한 뒤 현장을 찾아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현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화재 현장을 둘러보고 오는 길이다. 전소돼서 뭐 하나 건질 것이 없는 상황임을 확인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의 피해와 복구 문제를 관계기관과 협조해 촘촘하게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현장에서 소방당국 관계자로부터 진화상황을 보고받은 뒤 “인명피해가 없는 게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후 수습을 잘 해야한다. 구청에서 잘 챙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스위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화재 소식을 보고받고는 “화재 진압에 만전을 기하라”고 긴급지시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은 “구룡마을은 주택이 밀접하게 위치하고 화재에 취약한 바, 행정안전부 장관을 중심으로 소방당국에서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
구룡마을은 지난해 8월에도 집중호우로 주택이 침수되고 무너지면서 1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던 재난 빈발 지역이다.
구룡마을 주민 강모씨는 “이곳은 여름에는 물이 무섭고 겨울에는 불이 무서운 동네”라며 “자다가도 대피할 수 있게 밤에도 옷을 챙겨입고 잠드는 게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이의재 정현수 안규영 기자 sentin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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