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상의 코멘터리] 주저앉은 나경원, 뻔해진 전당대회

오병상 2023. 1. 20.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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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19일 서울 자택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1. 국민의힘 나경원 전의원이 20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과했습니다.
‘저에 대한 해임 결정이 대통령님 본의가 아닐 것이라 말씀드린 것은 제 불찰입니다. 관련된 논란으로 대통령님께 누가 된 점, 윤석열 대통령님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2. 나경원은 당대표 출마여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날 밤 기자들의 질문에 ‘더 숙고하고 말씀드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측근들 사이에선 ‘설연휴 지나 출마선언’이란 얘기가 여전합니다.

3. 그런데 사실, 나경원의 ‘출마여부’가 더이상 궁금하지 않습니다.
나경원의 사과는 당대표 출마를 말리는 대통령실ㆍ친윤의 압력에 스스로 주저앉은 모습으로 비치기 때문입니다. 나경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사의를 표명한 것은 당대표 출마의지였고, 이를 수리하지 않고 ‘해임’한 대통령실의 결정은 ‘출마불가’메시지였습니다.
나경원이 다시 ‘대통령의 본의 아닐 것’이라며 윤핵관을 공격한 것은 ‘출마의지’ 재천명이었고, 이에 대해 대통령실 김대기 비서실장이 ‘대통령께서 나 전의원의 그간 처신을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나경원) 본인이 잘 알 것’이라는 이례적인 입장문을 낸 것은 ‘출마불가’재확인입니다.

4. 맥락상 나경원의 사과는 ‘그간의 처신에 대한 반성’으로 풀이됩니다.
‘그간의 처신’관련 친윤의 공격포인트는 두 가지. 하나는 인사검증과정에서 드러난 투기의혹, 다른 하나는 ‘장관급 자리 요구해 받고서는 (당대표 출마위해) 내팽개친다’는 비난입니다. 나경원은 두 가지 모두 부인했습니다.

5. 정치적으로 나경원의 사과는 ‘대통령의 뜻에 따르겠다’로 읽힙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마음에 두고 있는 당대표는 김기현 의원으로 알려졌습니다. 나경원의 사과와 출마는 상충하는 메시지입니다. 나경원이 출마하더라도 대항마로서 의미가 없기에 김기현의 당선이 더 유력해졌습니다.

6. 결과가 뻔한 경선은 관심을 끌지 못합니다.
김기현이 당대표가 되면 윤핵관 장제원 의원이 사무총장이 되어 실권을 휘두를 거란 소문이 많습니다. 김기현은 ‘내정설’을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김기현 체제에서 치러지는 내년 총선에서 윤핵관 중심의 물갈이는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7. 관건은 내년봄 총선의 승패입니다.
일사불란 친윤일색 여당이 과연 얼마나 민심을 얻을지 벌써 궁금해집니다. 결국 모두 윤석열만 쳐다보게 생겼습니다.
〈칼럼니스트〉
2023.01.20.

https://www.joongang.co.kr/find/columnist/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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