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사흘만에 尹에 공개 사과 "해임 본의 발언 제 불찰"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저출산위 부위원장·기후환경대사직 해임을 두고 '대통령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것을 사과했다.
나 전 의원은 20일 입장문을 내고 "최근 저의 발언, 특히 '저에 대한 해임 결정이 대통령 본의가 아닐 것'이라 말씀드린 것은 제 불찰"이라며 "관련된 논란으로 윤석열 대통령께 누가 된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당원 여러분께도 걱정을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성공적인 윤석열 정부와 국민에게 사랑받는 국민의힘이 되는 그 길을, 당원동지 여러분과 늘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나 전 의원은 사과문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들께서 많이 걱정하는 부분이 있어서 입장을 냈다"고 말했다.
'당대표에 출마할 경우 사과의 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지 않겠나'라는 물음에는 "저로서는 진심을 표한 것"이라며 "출마는 더 숙고하고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출마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결국 윤 정부의 성공 그리고 자유민주주의 지켜온 국민의힘이 더 많은 국민에게 사랑 받는 것 이 두 가지 기준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나 전 의원은 지난 17일 오전 페이스북에 "저에 대한 (저출산위 부위원장·기후환경대사직) 해임은 분명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내린 결정"이라면서도 "결정을 내리시기까지 저의 부족도 있었겠지만, 전달 과정의 왜곡도 있었다고 본다. 그러기에 해임이 대통령 본의가 아니라 생각한다"고 적었다. 자신이 해임된 배경에 일부 참모의 이간과 왜곡된 보고가 있었을 것이라는 취지다.
이에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당일 오후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며 직접 입장문을 내고 반박했다. 김 실장은 "국익을 위해 분초를 아껴가며 경제외교 활동을 하고 있는 대통령이 나 전 의원의 그간 처신을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본인이 잘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 전 의원과 김 실장의 이같은 충돌에 대해 국민의힘 초선의원 48명은 공동 성명을 내고 나 전 의원을 비판했다. 초선의원들은 "본인의 희망에 따라 맡겨진 2개의 장관급 자리를 무책임하게 수행한 데 대해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직접 책임을 물었는데도, 참모들의 이간계 탓으로 돌렸다"고 지적했다.
친윤계가 십자포화를 퍼붓자 나 전 의원은 18일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잠행했다. 나 전 의원의 측근인 박종희 전 의원은 19일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강력한 입장이 나오면서 굉장히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전 의원은 또 "초선 의원들이 딱 줄 서서 성명을 내니까 참 인간적으로도 비애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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