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공포”“일고 가치없다” 金·安 충돌…安·羅연대설 모락모락

윤지원 2023. 1. 2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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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 경쟁을 하고 있는 김기현(왼쪽)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오른쪽) 의원. 중앙포토


김기현 의원의 지지율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의 연대 가능성이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문화일보·엠브레인퍼블릭이 지난 17~18일 전화 면접 방식으로 조사해 2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의 23.6%가 김기현 의원을 꼽아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뒤이어 안철수 의원 18.5%, 나경원 전 의원 18.3%, 유승민 전 의원 7.5% 등의 순서였다. 최근 진행된 자동응답(ARS) 방식 조사에 비해 격차는 좁았지만 친윤계 주류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 김 의원이 설 연휴를 앞두고 상승세를 탔다는 점은 분명했다.

이렇게 당권 경쟁 구도가 흘러가자 이미 윤상현 의원과 ‘수도권 연대’ 전선을 펴고 있는 안 의원은 김 의원과 각을 세우고, 나 전 의원을 향해선 연대의 손짓을 하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지난 17일 초선 의원 50명이 나 전 의원을 비판한 성명을 낸 걸 언급하며 “현재 원내에 공천에 대한 공포 분위기가 있다. 이런 분위기는 김기현 의원이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이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고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넘기겠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희망 사항”이라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안 의원은 전날 대구 서문시장에선 “저나 윤상현 의원이나 나경원 의원이 (수도권 중심으로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이 전 대통령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 의원, 이 전 대통령, 안 의원 경선캠프 선대위원장인 김영우 전 의원. 연합뉴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45분간 예방한 뒤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도 “(MB가) 현재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이 분열의 양상을 보이는 것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당원들의 자유의사에 맡기고 집단지성을 모아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대표를 뽑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MB는 안 의원에게 “수도권에서 이겨야 총선 승리가 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안철수 의원이 좋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전했다.

안 의원과의 연대에 대해선 나 전 의원 측에서도 화답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나 전 의원을 돕고 있는 박종희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예선에서 개인 대 개인의 연대는 불가능하다”면서도 “수도권 필승론 등 가치나 방향에 대한 연대는 가능하다. 결선에서 누구든 승자를 밀어주자는 조건부 연대나 이합집산이 굉장히 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김기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울산을 방문해 노인복지관과 재래시장 등 7곳을 잇따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안 의원의 ‘공포 분위기’ 관련 질문이 나오자 “일고의 가치도 없는 이야기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연휴 동안 ‘연포탕’(연대·포용·탕평) 메시지를 적극 내세우며 당내 통합을 이끄는 대표 후보 이미지를 높일 계획이다. 지지율이 하위권일 때 강조하던 ‘김장 연대’(김기현·장제원 연대) 표현은 앞으로 쓰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20일 오후 울산 남구 울산번개시장을 찾아 제수용품을 구입하고 있다. 뉴스1


김 의원은 23일 청년들과 함께 유기견 봉사 활동에 나서는 등 외연 확장에도 신경쓰고 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우선 청년과의 만남을 통해 외연을 넓히고 앞으로 수도권 민심 공략 행보도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외연 확장을 통해 결선 투표 없이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와 손발을 맞추는 메시지도 적극적으로 냈다. 페이스북에 건설노조 폭력 문제를 언급하며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은 건설노조의 불법·폭력·약탈적 행위 척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적은 데 이어 간첩단 사건 문제를 거론하며 “이제 무너진 국가안보 시스템을 바로 세워야 한다.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정상화가 출발점”이라고 썼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19일 서울 자택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이후 공개 일정을 중단하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도 잠행했다. 설 연휴 이전에 당권 도전 입장을 밝히려던 당초 계획도 미뤘다. 박종희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나 전 의원이) 설 연휴를 조용히 지내고, 대통령이 귀국하면 그 이후 보수의 상징적인 장소에서 출정식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전의에 불타 있다”고 덧붙였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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