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서 인기인 ‘녹용’… 먹으면 안되는 사람은? [이게뭐약]

강수연 기자 2023. 1. 20. 16:5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게뭐약]한약재 녹용
녹용 복용 후 열 또는 코피가 나거나 두통, 가슴 두근거림, 소화불량, 피부발진 등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면 복용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설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설 명절을 맞아 선물 세트, 건강식품 등 설날 선물을 많이들 주고받는다. 녹용 선물도 이 중 하나다. 과거 녹용은 주로 한의원과 한방병원에서 구매할 수 있던 한약재였지만, 최근엔 홈쇼핑, 온라인 쇼핑몰 등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상품이 됐다. 누구나 쉽게 구매할 수 있고 인기가 많은 녹용이지만, 녹용 섭취에 신중해야 하는 사람도 분명 있다. 녹용의 효능과 함께 부작용, 녹용 복용에 주의해야 할 사람 등에 대해 알아본다.

◇기력회복, 성장발육에 좋은 녹용
녹용은 기력회복, 면역력 증강, 뇌세포 활성화 등에 효과적이다. 한방에선 조혈 기능을 활성화해 간 기능을 개선하는 데에도 녹용을 사용한다. 이 밖에도 알려진 효능은 많지만, 대표적인 효능이 기력회복, 성장발육촉진이다. 대한약사회 김예지 학술위원(약사)는 “녹용은 힘과 지구력 증강과 면역 체계가 작동하는 방식을 개선한다”며 “특히 성장발육과 면역력 강화, 노화 억제에 효과적인 데다가 질병의 빠른 회복을 촉진하고 감염 예방에도 좋아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겨울에 복용이 추천된다”고 말했다. 단백질, 지질, 아미노산, 칼슘이 풍부해 양기 보충에도 효과적이며 만성피로 회복과 골다공증 억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때문에 (한의학에서는)면역저하자, 기력저하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사람, 스트레스가 많고 성장 촉진을 원하는 사람 등에게 녹용 복용을 권하고 있다.

◇평소 열 많거나 복용 이후 코피·두통 나타난다면 복용 멈춰야 
녹용은 여러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으나, 복용을 피해야 하는 사람도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박재우 교수는 “녹용 복용 후 열 또는 코피가 나거나 두통, 가슴 두근거림, 소화불량, 피부발진 등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면 복용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며 “한의사 등 전문가의 판단하에 열이 많은 사람으로 간주되는 경우도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일부 한의사는 소양인에게 섭취를 권하지 않기도 한다.
지방간, 간경화 등 간질환이 있는 사람은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간경화가 진행되고 있을 때 녹용을 복용한다면 복수가 차면서 간질환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임신 중이거나 모유 수유 중인 여성도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임신부나 수유부에게 녹용이 안전하다는 정보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방암, 자궁암, 난소암, 자궁내막증 또는 자궁 섬유종과 같은 호르몬에 민감한 상태인 사람도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김예지 위원은 “녹용이 에스트로겐처럼 작용해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고혈압이나 협심증이 있는 환자는 녹용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에 대한 전문가 의견은 엇갈린다. 박재우 교수는 “고혈압 환자라고 해서 모두 다 열이 있거나 무조건 복용하지 말아야 하는 건 아니다”며 “오히려 고혈압 환자 중 면역력이 떨어진 일부 환자들에겐 녹용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예지 위원은 “혈압, 심장질환 등 성인병이 있다면 그 질병의 진행 상태를 고려해 복용해야 한다”며 “중증 고혈압이나 협심증 환자는 녹용 복용이 치료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녹용 피하고 유효성분 함량 많은 녹용 선택해야
간혹 효과가 더 좋을 것이라며 생녹용을 복용하는 사람이 있는데, 전문가들은 생녹용이 아닌 반드시 털 제거 등 가공을 마친 녹용을 복용할 것을 권한다. 털로 인한 알레르기나 소화장애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박재우 교수는 “종종 사슴농장에 가서 생녹용을 구매해 섭취하고, 녹용을 잘라 채취하는 사슴 피를 먹는 것을 신선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다”며 “이는 잘못된 상식이고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 녹용을 잘라 채취하는 사슴피를 그대로 받아 섭취하게 될 경우 결핵, 기생충, E형 간염 등에 감염될 우려가 높다. 사슴피 섭취에 따른 Q열 감염 사례도 보고된 적 있어 식약처에서도 섭취를 권고하지 않는다.

녹용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섭취하려면, 우선 자신의 건강상태를 살피고, 되도록 달여 먹는 게 좋다. 김예지 위원은 “녹용 형태는 분말 가루, 즙 등 다양하고, 녹용 가루를 샐러드에 뿌려 먹거나 쉐이크 등으로 먹어도 되지만 달여 먹는 게 흡수력 측면에서 더 효과적”이라며 “녹용은 자신의 체질과 신체적 상황을 진단해 이에 맞는 한약재와 함께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품질이 보장된 녹용을 선택하는 일도 중요하다. 녹용은 부위에 따라 효과 차이가 있다. 녹용은 아래서부터 하대, 중대, 상대, 분골·팁 부분으로 구분되는데 영양분은 뿔의 윗부분에 집결돼있다. 분골·팁 부분에 몸에 유익한 물질이 가장 많이 들어가 있고, 효과가 좋다. 다만 그만큼 값도 비싸다. 박재우 교수는 “녹용은 제형보단 유효성분(건강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성분)함량이 더 중요하다”며 "하지만 녹용이 가공되기 전 상태를 맨눈으로 확인하지 않는 이상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녹용이 어느 부위로 만들어졌는지 명확히 알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녹용 추출물 함량과 분골 부위를 사용해 가공한 녹용이 유효성분 함량이 높으므로 이를 참고해 구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Copyright © 헬스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