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없는 공간 전락... 사진으로 보는 준설 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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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는 2020년 12월 갑천 유등천, 대전천 등에 대규모 준설을 진행했다.
홍수 위험이 있어 준설이 필요하다는 게 이유였다.
대전시는 이 구조물의 용도를 파악하고 있지 못했고, 겨울새들이 서식해야할 모래톱은 준설로 깨끗하게 사라졌다.
그렇다면 준설 후 만 2년이 지난 지금, 현장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사라진 자갈밭이 다시 생겨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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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2년전 준설한 유등천의 모습 |
ⓒ 이경호 |
▲ 준설이후 다시 샇인 토사의 모습 |
ⓒ 이경호 |
대전시는 2020년 12월 갑천 유등천, 대전천 등에 대규모 준설을 진행했다. 홍수 위험이 있어 준설이 필요하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준설한 곳은 홍수 위험이 높은 만년교와 원촌교가 아니였다.
준설 후 현장은 아무런 생명이 없는 공간이 되었다. 알 수 없는 횡단구조물만 남아 있는 곳이 되었다. 대전시는 이 구조물의 용도를 파악하고 있지 못했고, 겨울새들이 서식해야할 모래톱은 준설로 깨끗하게 사라졌다. 야생에서 깨끗한 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렇다면 준설 후 만 2년이 지난 지금, 현장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사라진 자갈밭이 다시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부터 조금씩 쌓여간다.
횡단구조물이 있는 이상 상류에 퇴적은 매년 반복적으로 일어 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하천의 특성상 준설은 홍수를 예방하는 기능이 매우 적다. 특히 횡단구조물이 많이 설치된 대한민국은 더 그렇다. 보로 유속이 느려지면서 오히려 토사를 쌓이게 하는 역할만 할뿐이다.
대전 3대 하천(대전천, 유등천, 갑천)의 경우, 1km에 약 2.5개 이상의 횡단구조물이 존재한다. 준설은 홍수예방에 별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생태계에는 오히려 더 치명적인 악영향을 준다.
▲ 작은 섬주면에서 먹이활동중인 고니 |
ⓒ 이경호 |
19일 준설한 유등천에 다시 토사가 쌓이면서 새들이 찾아왔다. 반가운 일이다. 토사가 없으면 새들이 찾기는 힘든 공간이 된다. 잠수를 하거나 물위에 떠 있을 수 있지만 잠시 쉬거나 은신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한데, 준설이 된 곳에서는 이런 공간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겨울철새들의 경우 물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육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새들의 하천에 중간에 있는 섬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때문에 새들에게 하천의 준설은 다른 생물처럼 재앙과 마찬가지 이다. 하천의 지형의 핵심은 다양성이다. 깊은물, 낮은물, 육지가 공존해야 하지만 준설은 이런 조건을 모두 없애고 깊은 물만 남겨 놓기 때문에 생물들에게는 재앙이 되는 것이다.
19일, 유등천에서 반가운 손님을 만났다. 이보다 앞선 12일에는 하중도 주변에서 고니와 큰고니가 목격됐다. 고니 외 왜가리, 가마우지도 하중도에서 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준설로 사라졌던 모래톱은 넓게 다시 복원되고 있었다. 복원되어가는 하천이 반갑기만 하다. 하지만 과거의 모습은 아니다. 하천의 특성을 안다면 준설은 이제 없어야 한다. 오히려 하천에 만들어진 횡단구조물을 철거 할 때이다. 준설이 아니라 횡단구조물의 철거가 답이다.
▲ 하중도에서 쉬고 있는 백로들의 모습 |
ⓒ 이경호 |
▲ 유등천 삼천교 아래 찾아온 큰고니 |
ⓒ 이경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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