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설 목전 화재에 앞다퉈 구룡마을行…이재민 위로

정진석 "연말 연탄봉사했던 그 장소
상심 크실텐데 빨리 대책 세울 것"
이재명 "인명 피해 없어 정말 다행
오갈데 없을텐데 수습 잘 챙겨달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을 찾아 화재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설 명절 연휴를 목전에 두고 서울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하자 여야는 예정된 귀성 인사를 취소하거나, 귀성 인사 직후로 앞다퉈 피해 현장으로 달려가 이재민들을 위로하고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20일 구룡마을 화재 소식이 전해지자 예정했던 설 귀성 인사를 취소하고 현장으로 향했다. 당초 국민의힘 지도부는 보수정당이 전통적으로 설 귀성 인사를 해왔던 경부선 기점 서울역에서 귀성 인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재민의 손을 덥썩 잡으며 "놀라서 어떡하느냐. 힘내시라. 우리가 숙소를 마련하겠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위로했다.

강남구청에서 설치한 상황실 등을 둘러본 정 위원장은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아침에 갑자기 큰 화재가 구룡마을에서 발생해 깜짝 놀라서 달려왔다"며 "우리 주민들이 잠자고 있는 주민들을 직접 흔들어 깨우고 긴급하게 대피를 서둘러 해서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어 "마침 연말에 우리 국민의힘에서 연탄 봉사를 했던 그 장소"라며 "골목골목마다 주민들을 만나면서 겨울 따뜻하게 나시라고 신신당부하고 헤어졌는데 불이 났다는 뉴스를 듣고 서울역 귀성 인사를 취소하고 구룡마을로 달려왔다"고 안타까워했다.

아울러 "설 명절을 눈앞에 두고 이렇게 큰 화재를 당해 상심이 크실 것"이라며 "빨리 최선을 다해 촘촘한 대책을 세워 극복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국민의힘에서는 정진석 위원장과 성일종 정책위의장, 김석기 사무총장 등이 구룡마을 피해 현장과 상황실, 현장 임시 대피소를 둘러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을 찾아 화재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같은날 구룡마을 화재가 완진(完鎭)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곧바로 현장으로 이동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전통적으로 설 귀성 인사를 해왔던 호남선 기점 용산역에서 귀성 인사를 하고 있었다.

이재명 대표는 화재 현장에서 마을 주민들을 만나 "아이고, 고생이 얼마나 많으시냐"며 위로를 건넸다. 화재 진압을 막 마친 현장의 소방관들과도 일일이 악수를 하며 격려했다.

현장의 소방당국 관계자로부터 화재 상황을 보고받은 이 대표는 "인명 피해가 없어 정말 다행"이라며 "주민들도 소방관들도 고생을 많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 연휴 기간 동안 이재민들이 오갈 곳이 없어 답답하겠다"고 우려했다. 이에 소방 관계자가 "호텔 보호소를 임시 거처로 마련했다"고 답하자, 이 대표는 "구청이 사후 수습을 잘 챙겨달라"고 각별히 당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민주당에서는 이재명 대표와 김성환 정책위의장, 조정식 사무총장, 천준호 대표비서실장, 김영호 서울시당위원장과 소방관 출신 오영환 의원이 화재 피해 현장을 점검했다. 이 대표는 "좀 더 일찍 오고 싶었는데 진화에 방해가 될까봐 늦었다"고 부연했다.

앞서 이 대표는 박홍근 원내대표, 정청래·고민정·박찬대·서영교·장경태 최고위원, 김성환 정책위의장 등 최고위 구성원 전원과 함께 용산역에서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며 호남선·전라선KTX를 이용해 고향으로 내려가는 출향민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플랫폼에서는 한 목포행 KTX 열차가 떠날 때까지 손을 흔들며 배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