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 초음속 돌파...방산 수출 올해도 20조 넘는다 [방산인사이드]
[한국경제TV 송민화 기자]
<앵커> 해가 바뀌어도 국내 방산 기업의 수주 행보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국산 전투기 KF-21 시제 1호기가 역사적인 첫 초음속 비행에 성공하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여세를 몰아 올해도 지난해와 맞먹는 수출 성과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번 방산인사이드 시간에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송민화 기자 나왔습니다. 정부가 KF-21 이륙 장면을 공개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초음속 돌파에 성공했군요?
<기자> `보라매`라고도 불리는 한국형 전투기 KF-21이 첫 초음속 비행에 성공했습니다. 초음속은 마하1의 속도를 넘어서는 것을 말합니다.
KF-21 시제 1호기는 지난 16일, 경남 사천에 위치한 공군 제3훈련비행단에서 이륙했고, 남해 상공에서 고도 약 4만 피트(약 12km)로 비행하면서, 마하 1을 돌파했습니다.
영상 오른쪽 상단을 보시면 마하1에 도달하는 속도가 표시돼있고요. 이를 시속으로 환산하면 시속 약 1,200km입니다.
KF-21이 초음속 전투기로 개발됐지만, 초음속으로 비행하는 것은 고도의 기술을 요하기 때문에 성공 여부는 장담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제 1호기는 1시간 가까이 비행하면서, 3차례의 초음속 비행 시도가 있었고, 모두 성공했습니다.
<앵커> 물론 전투기로서 빠르면 임무 수행에 좋을 것 같다는 추측은 되지만, 초음속을 돌파했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거든요?
<기자> 개인적으로도 궁금해서 취재해 보니까 전문가들은 크게 두 가지 부분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합니다.
먼저 국산 전투기 개발 기술이 진일보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초음속으로 날게 되면 비행체 주위의 공기에는 충격파(shock wave)가 생성 됩니다.
이 충격파를 전후로 공기의 성질이 급격히 변화하기 때문에, 일반 비행보다 혹독한 환경에 놓이게 됩니다.
즉, 초음속 구간에서 내구성이 약하다면 기체가 버텨내질 못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비행기보다 더 앞선 기술력이 필요하다는 거죠.
전세계적으로 초음속 기체를 제작할 수 있는 곳이 7개국에 불과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섭니다.
국내 기술로 제작되고 있는 KF-21이 조만간 양산에도 성공할텐데요.
그렇게되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8번째로 초음속 전투기 생산국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참고로 KF-21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의 기술력이 대거 투입됐고요, 첫 초음속 비행은 KAI 소속 이동규 수석이 조종간을 잡았습니다.
<앵커> 그만큼 세계에서 우리나라의 전투기 제작 기술을 인정받겠군요. 또 다른 의미는 어떤 것이 있나요?
<기자> 스텔스 성능을 갖춘 현대적인 전투기인 `4.5세대 전투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현존하는 최신 전투기 기술은 미국이 보유한 5세대 스텔스 전투기입니다.
기술력의 차이 때문에 KF-21은 100% 완벽한 스텔스 기능은 갖추지 못하면서 4.5세대로 분류되긴 했지만 AESA라고 부르는 최신 위상배열 레이더를 탑재한다는 점과 한국산은 물론 다양한 외국산 미사일로 무장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내세워 5세대 전투기에 버금가는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미래 전장에선 적의 레이더 탐지에 노출되지 않고, 전투기가 가진 다양한 무장을 활용해 공중에서 적을 제압하고 지상의 목표를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는 KF-21과 같은 전투기가 표준이 되기 때문에 자주 국방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된 셈입니다.
<앵커> KF-21이 이렇게 양산에 성공한다면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선 국내 방산 품목의 위상도 높아지는 것 아닌가요?
<기자> 업계를 취재해보니까 이번 KF-21이 초음속 시도에 모두 성공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국산 전투기의 인기도 높아졌습니다.
특히 KAI의 경공격기인 FA-50 판매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이 됐는데요.
지난해 7월 KF-21이 시험비행에 성공한 이후 기존에는 수요가 없었던 중유럽과 아프리카, 중동국가 등에서 FA-50에 대한 구매 문의가 많아졌다고 합니다.
FA-50은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대부분 검증된 기종을 도입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신시장을 개척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번 KF-21의 비행 성공으로 간접적으로 FA-50의 기술력도 검증받은 셈이라 앞으로 수출 국가 다변화에도 청신호를 밝히고 있습니다.
다만 KF-21이 양산 단계로 가기까지 아직 넘어야할 산이 남았습니다.
오는 2026년까지 시험비행만 2,200여 회를 더 거쳐야하고, 대당 가격이 1천억 원이 넘는 고가이기 때문에 체계 개발을 마칠 때까지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다는 부담도 있습니다.
이 개발 과정을 잘 마치는 것이 K방산의 위상을 높이는 우선 과제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올해 초부터 우리 방산 기술의 순항 소식을 전했는데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방산 수출도 대박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기자> 지난해 4분기까지 국내 방산 기업의 수출 규모는 25조 원가량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큰 손 폴란드가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요.
올해는 이를 교두보로 삼아 주변국가에서도 방산 러브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를 통해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방산 수출이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고요, 올해도 연간 방산 수출 20조 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올 초 현대로템의 경우 노르웨이 전차도입 사업에서 2조원 규모의 K2전차 수주를 노리고 있습니다.
KAI는 말레이시아에 최대 2조원 규모의 FA-50 수출 계약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상반기 중으로 수주를 확정 지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호주 레드백 장갑차 최종 사업자 선정이 올해 안에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화에어로는 5조 원 규모의 수주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 밖에 콜롬비아의 FA-50이나 이집트의 K2 전차, K9 자주포 도입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새로운 시장에서 수주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폴란드 주변국가인 슬로바키아나 루마니아는 지난해 전세기까지 띄워가며 국방장관이 우리나라를 찾았을 정도로 K방산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데요.
업계를 취재해보니까 구체적인 규모를 공개할 수 없지만 이들 국가와도 계약 논의가 깊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올해 예상치 못했던 추가 수주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송민화 기자 mhsong@wowtv.co.kr
Copyright © 한국경제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