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속담만 오십 가지 이상... 참새와 더부살이하는 즐거움
[용인시민신문 신승희]
▲ 어린 참새 |
ⓒ 용인시민신문 |
아기 시절부터 아마 새 이름 중에 가장 먼저 알게 되는 새가 바로 참새일 것이다. 구구단 공식처럼 '참새 짹짹'이 정석이다. 참새를 몰라도 이름은 알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가까운 새, 그 흔한 참새 얘기를 해보려 한다.
참새는 우리나라 전역에 사는 대표적인 텃새다. 도시건 시골이건 숲이건 들이건 가리지 않는다. 그래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건 농촌 들녘이다. 이는 먹이와 관련이 있다. 잡식성으로 곤충이나 지렁이 애벌레 등을 먹고 열매나 작은 풀들의 이삭이나 씨앗도 먹는다. 이런 것들이 가장 많은 곳이 큰 나무가 우거진 숲이나 아스팔트 도시보다 농촌 들녘, 마을 근처 논과 밭, 숲 가장자리 등이다.
▲ 참새 둥지 |
ⓒ 용인시민신문 |
지푸라기, 나뭇가지, 나뭇잎, 풀잎, 그리고 깃털들로 만들어진 동그란 새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다 들어내지 않았지만 발견된 규모로 봐서 몇십 채가 들어있던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참새들이 계속 기와 틈으로 들락날락하는 것이 보였다. 알고 보니 우리 집은 네 식구가 사는 집이 아니라 수십 마리의 참새가 사는 집에 우리가 더불어 사는 것이었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마당에 있는 커다란 서양측백나무와 단풍나무, 라일락나무는 참새 놀이터다. 아침에 어찌나 요란스럽게 모닝콜을 해주는지, 그 소리에 잠을 깰 정도다.
▲ 참새 목욕탕 |
ⓒ 용인시민신문 |
참새 한 마리가 들어갈 만한 크기로 땅을 파놓고 들어가 몸을 비비거나 모래를 끼얹으며 목욕했다. 깃털 사이에 있는 기생충이나 진드기 등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서로 돌아가며 하는데 너무 오래 하면 다른 참새가 와서 비키라고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귀엽다. 많을 때는 마당에 십여 개가 생기기도 했다.
참새는 봄과 여름 사이에 보통 4~8개의 알을 낳고 기른다. 어미가 알을 품는 기간은 2주 정도이고, 부화 후 2주 정도까지 어미로부터 먹이를 받아먹다가 둥지를 벗어난다. 이후에도 약 열흘 동안 어미로부터 보살핌을 받다가 독립하게 된다. 그러니 약 한 달 조금 넘으면 육아가 끝난다. 부러운 건가.
가끔 안타까운 일이 생기기도 한다. 마당에 원인 모를 새끼 참새들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눈도 안 뜨고 털도 거의 없는 상태의 새끼들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면 어떻게 할 수 없어 마음이 아프다. 그냥 마당 한쪽에 잘 묻어주는 수밖에 없다.
힘센 형제에게 밀려 떨어진 걸까? 아니면 몸이 약한 새끼를 포기한 무심한 어미의 선택이었을까? 그것도 아니면 천적에게 잡혀가다 떨어진 걸까? 여러 가능성을 생각해보지만 답은 모르겠다.
많은 새가 암컷과 수컷의 생김새나 색이 다른 데 반해 참새는 암컷 수컷이 거의 비슷하다. 또 어린 새는 부리가 노란색이며 새끼일 때는 없던 점이 자라면서 눈 밑 뺨에 까만 점이 생긴다.
우리 조상들은 자연물에 이름을 지을 때 가장 대표적인, 최고, 진짜라는 의미로 '참'자를 붙였다. 참나리, 참기름, 참나물, 참나무처럼. 이러니 우리 민족이 참새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알 수 있다.
관련 속담도 오십 가지가 넘는다. '참새 앞정강이를 긁어 먹는다', '참새가 기니 짧으니 한다', '참새가 방앗간을 거져 찾아오랴', '참새가 방앗간을 그저 지나랴', '참새가 죽어도 짹 한다', '참새 백마리면 호랑이 눈깔도 빼간다', '참새가 작아도 알만 잘 깐다' 정말 참새가 요모조모 다양하게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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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신승희 생태환경교육협동조합 숲과들 활동가입니다.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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