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 행동주의 제안 전격 수용…얼라인 이창환 사외이사 추천
[한국경제TV 김종학 기자]
에스엠엔터테인먼트가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의 이창환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고, 라이크 기획을 대신할 멀티 프로듀싱 체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주주 제안을 전격 수용했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와 얼라인파트너스(이하 얼라인)에 따르면 두 회사는 기업 지배구고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얼라인측이 제안한 12가지 합의사항을 이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에스엠은 오는 3월 개최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3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새로 선임하는 기타비상무 이사에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를 추천하기로 했다.
또 새로 선임하는 사외이사 3명은 얼라인측 추천위원과 사내이사, 외부인사로 구성한 임시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임시 사추위)를 통해 추천하기로 했다.
에스엠은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 이후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와 분리해 사외이사 가운데 선임하고, 사외이사로 구성한 독립적인 사추위를 통해 향후 사외이사 추천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내부거래위원회와 이사회 내 보상위원회를 설치해 대주주, 관계회사 등과의 거래를 면밀히 검토하고 경영진의 성과평가와 보상 형태를 결정해 나가는 방안도 합의했다.
얼라인측은 내부거래위원회를 통해 지금까지 논란이 되어온 주요 내부 거래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한편, 보상위원회를 통해 우수 인재를 동기부여하면서 선진 보상방안을 도입하기로 했다.
기업 경영성과 등에 대한 투자설명회와 주주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앞으로 3년간 당기순이익의 최소 2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방안을 공시해 회사 가치를 높이는 노력도 이어가기로 했다.
이수만 에스엠 창업주 소유의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종료 이후 발표를 미뤄왔던 프로듀싱 체제 개선 방안도 공식 이행 절차에 들어간다.
에스엠은 이번 합의에 따라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프로듀싱 체제 구축을 위한 멀티 프로듀싱 체제로 완전히 전환하고, 본업과 무관한 비핵심 자산은 매각해 향후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에스엠은 지난 26여년간 이수만 창업자의 지속적인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싱으로 한국 콘텐츠 산업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해왔다.
1996년 데뷔한 H.O.T를 시작으로 에스엠은 S.E.S, 신화,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f(x), 엑소, 레드벨벳, NCT, 에스파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을 배출한 케이팝의 토대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얼라인은 에스엠이 향후 새로운 멀티 프로듀싱 체제 하에서 재능있고 능력있는 프로듀서들을 통해 에스엠만의 고유 아이덴티티를 계승 발전해나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수만 창업자가 만든 토양을 확장해 에스엠의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싱을 지속가능하게 하고, 독창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기대도 덧붙였다.
이번 합의에 따라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 1년여간의 공개적인 주주행동 캠페인을 정식으로 마무리하고, 향후 우호적인 주주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선도기업으로 에스엠을 키우기 위해 이사회와 협력해나갈 예정이다.
에스엠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는 "에스엠의 존경받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독립적인 이사회 구축 등 거버넌스 개선이 필요하다는 여러 주주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에 공감하여 내부 토론 끝에 얼라인의 제안들을 적극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속가능한 멀티 프로듀싱 체제 도입, 기업 지배구조 개편, 주주 커뮤니케이션 강화 등을 통해 에스엠을 둘러싼 자본시장의 우려를 불식하겠다”고 말했다.
얼라인 이창환 대표는 "에스엠은 국내 최고 그리고 최다 아티스트 풀과 오리지널 IP를 보유한 명실상부 K-POP 대표 기업”이라며 “에스엠 경영진의 이번 결단은 에스엠이 모두에게 사랑받는 세계적 기업으로 발전하기 위한 역사적 계기가 될 것이며, 우리나라 자본시장 행동주의 투자의 선진적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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