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용 “대장동 확정이익, 유동규 아닌 이재명이 설계”
대장동 사업에서 1800억여원의 확정이익을 받아오라는 것은 유동규(53)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아닌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시하고 설계했다는 취지의 증언이 20일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 정민용(48) 전 공사 전략사업실장은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사업에서 공사가 확정 이익을 받아오는 부분은 이재명 시장이 설계하고 지시하셨다고 말했다"며 "유 전 본부장은 지시하신 것이 자기 아이디어가 아니라 (이 대표에게) 지시받아서 하는 거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이런 말씀을 드려도 좋을지 모르겠지만, (유 전 본부장이) '이 시장님이 천재 같지 않냐'는 식으로도 말했다"며 "공사가 확정 이익을 가져오는 부분이 이 시장의 지시라고 들었고 모든 부분을 설계하고 계획했다고 들었기 때문에 유 전 본부장에게서 임대주택 부지를 받아오라고 지시받을 때도 (이 대표와) 얘기가 된 걸 지시하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정 전 실장은 "유 전 본부장의 독단적 지시라고 생각한 적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정 전 실장은 공사가 확정 이익을 가져오는 사업 방식이 부적절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사업 리스크(위험)를 공공이 지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 때문에 확정 이익 방식으로 정한 것으로 안다"며 "제가 판단하기로 사업 이익을 50대 50으로 나누는 것이 공사가 확정 이익을 가져가는 것보다 불리하다는 것은 정책적 결정 사안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사의 확정 이익 1800억여 원을 가져가고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측이 나머지 개발 이익을 모두 가져가는 수익 배분 구조는 이 대표 등이 받는 배임 혐의의 핵심 내용이다.
정 전 실장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57)씨 등 민간사업자에 대장동 사업 이익을 몰아주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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