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적반하장 대통령 부끄럽다"... 현직 교장, 훈장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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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말 퇴직 예정인 한 공립중학교 교장이 윤석열 대통령 이름이 박힌 녹조근정훈장 증서 수령을 거부했다.
충남 A중 길준용(62) 교장은 20일 <오마이뉴스> 에 "지난해 말 교육부로부터 녹조근정훈장 공적조서를 올리라는 공문을 받았는데, 공적조서 대신 포기이유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오마이뉴스>
올해 수여될 녹조근정훈장증엔 '대통령 윤석열'이란 수여자 이름 밑에 '국무총리 한덕수', '행정안전부 장관 이상민'이란 이름이 병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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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근혁 기자]
▲ 길준용 교장. |
ⓒ 길준용 페이스북 |
올해 2월말 퇴직 예정인 한 공립중학교 교장이 윤석열 대통령 이름이 박힌 녹조근정훈장 증서 수령을 거부했다. "사사건건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이는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훈장증을 받는 상황이 부끄럽다"는 이유에서다.
"잘못 뭉개는 모습은 학생들에게도 안 좋은 영향"
충남 A중 길준용(62) 교장은 20일 <오마이뉴스>에 "지난해 말 교육부로부터 녹조근정훈장 공적조서를 올리라는 공문을 받았는데, 공적조서 대신 포기이유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길 교장은 이 포기이유서에 "훈장을 주는 사람 이름이 두고두고 부담이 될 것 같다"는 글을 적었다고 한다.
올해 수여될 녹조근정훈장증엔 '대통령 윤석열'이란 수여자 이름 밑에 '국무총리 한덕수', '행정안전부 장관 이상민'이란 이름이 병기된다.
길 교장은 "훈장증에 적힐 세 분 모두 하나같이 마음에 내키지 않았다"면서 "특히 윤 대통령의 경우 바이든-날리면 사태, 10.29 용산 참사 대응은 물론 최근 'UAE 적은 이란' 발언 사건까지 솔직하게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자신의 잘못을 뭉개면서 이런 태도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공격해서 힘들게 만들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태도야말로 적반하장인데, 학생들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길 교장은 "정직하게 자신의 잘못을 뉘우쳐야 그 잘못이 가벼워지는 것이지, 덮으려고 꼼수를 부리면 일이 더 커지게 되고 더 큰 화로 돌아온다"고 지적했다. 이 말은 길 교장이 학생과 교사들에게도 수없이 강조해온 평소 생활관이며 교육관이기도 하다.
2019년 공모를 통해 A중에 교장으로 부임한 길 교장은 교장이 되어서도 교실에 직접 들어가 교과수업을 줄곧 진행하고 학생 대상 MTB(산악자전거) 스포츠클럽을 직접 만들어 지도교사를 해온 인물로 유명하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져 길 교장은 지난해 12월 19일 충남지역 한 교육장이 주는 자그마한 교육상을 받았다. 이 상패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 있다.
"학생 중심 행복한 학교문화 조성에 힘써주셔서 ◯◯교육이 밝게 빛날 수 있었습니다."
교육장상에도 감격했던 길 교장, 대통령 훈장은 포기
이 상을 받은 길 교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오늘 과분하게도 큰 상을 받았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몇몇 모범 공직자만 받을 수 있는 녹조근정훈장이란 무척 큰 상을 거부한 사실에 대해서는 직접 공개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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