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지원 총력전…"美 CIA국장, 젤렌스키 은밀히 만났다"

임선영 2023. 1. 20.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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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월간 이어지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중대 고비를 맞은 가운데, 서구는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장(CIA)이 지난주 비밀리에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는가 하면, 서구 주요국들은 추가 군사 원조를 잇따라 발표했다.

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당국자는 번스 국장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러시아군의 향후 장·단기 계획에 관한 전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그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어떤 정보를 제공했는지 알려지지 않았으나,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군사 요충지 바흐무트 주변에 관한 정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장(CIA). AP=연합뉴스

현재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은 바흐무트 주변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러시아군은 바흐무트와 가까운 솔레다르를 점령했다고 주장하며 바흐무트를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양측의 올봄 전투가 전쟁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번스 국장은 지난해 1월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러시아가 침공하면 가장 먼저 키이우 외곽의 안토노프 공항 점령을 시도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이 예측이 맞아 떨어져 우크라이나의 신뢰를 받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그는 지난해 11월에도 우크라이나를 찾았다.

미 국방부는 19일 스트라이커 장갑차 90대 등 전투 차량을 포함해 25억 달러(약 3조 917억원) 상당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 스트라이커 장갑차는 8륜형 장갑차로, 최대 시속 60㎞로 이동하며 병력을 수송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지원엔 우크라이나가 요청한 M1 에이브럼스 전차는 포함되지 않았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중 영국·폴란드·에스토니아 등 11개국도 이날 우크라이나에 추가 군사 원조를 약속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한노 페브쿠르 에스토니아 국방장관은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 등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서방은 계속 단결하고 우크라이나에 계속 군사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왼쪽)이 19일(현지시간) 에스토니아의 타파 군사 캠프를 방문했을 때의 모습. AP=연합뉴스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브림스톤 미사일 600기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브림스톤 미사일은 영국군이 개발한 공중발사형 대전차 미사일로 사거리가 최대 60㎞에 달한다. 월리스 장관은 "우리는 올해 뿐 아니라 내년, 내후년 그리고 그 이후에도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영국은 챌린저2 등 주력 전차 14대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핀란드는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대해 4억 유로(약 5400억원) 이상에 해당하는 군사장비를 추가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핀란드가 지원한 금액 중 역대 최대다. 한편 구체적인 무기 종류와 전달 시기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카 퓐노넨 특별고문은 로이터 통신에 중무기 종류와 탄약 등이 포함됐으나, 레오파르트2 주력전차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폴란드는 주력 전차 레오파르트2를 제공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다만, 이를 위해선 제조국 독일의 승인이 필요한데 독일은 확전을 우려하며 망설이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레오파르트2 전차 지원 문제는 20일 독일 람슈타인 미 공군 기지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방위 연락 그룹'(UDCG) 회의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덴마크는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여 프랑스산 세자르 자주포 19문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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