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쓰고 서준원 유니폼 입은 대성 불패...현역 복귀전 무실점 '살아있네'

안희수 2023. 1. 20.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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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에 올라 멋쩍은 표정을 짓고 있는 구대성. 사진=질롱코리아 유튜브 채널 캡처
구대성(54·질롱코리아)이 다시 선수로 마운드 위에 섰다. 

구대성은 19일(한국시간) 호주 애들레이드 웨스트비치 다이아몬드 스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 호주프로야구리그(ABL)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소속팀 질롱코리아가 0-7로 지고 있던 8회 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탈삼진 2개를 기록하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질롱코리아는 지난 16일 "초대 감독이었던 구대성이 팀에 정식 합류했다. 코칭 스태프가 아닌 선수로 뛴다"고 했다. 그의 애들레이드전 출격을 예고하기도 했다. 우리 나이로 쉰다섯 살이지만 마운드를 향한 구대성의 열정은 젊은 선수들 못지않았다. 질롱코리아의 감독이었던 2019년 1월 20일 브리즈번전에서도 깜짝 등판한 바 있다. 

구대성은 등판을 앞두고 "이병규 (현 질롱코리아) 감독과 구단이 흔쾌히 허락해줘서 다시 유니폼을 입을 수 있게 됐다. 1993년에 프로 무대에 데뷔했으니 이번 등판으로 30년을 채울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어 "시속 130㎞정도는 던질 수 있도록 계속 몸을 만들었다. 같이 뛰게 될 후배 선수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고, 팀에 보탬이 되도록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져보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구대성은 19일 애들레이드전에서 멋쩍은 표정과 함께 마운드에 올랐다. 안경을 쓴 모습만 과거와 달랐다. 몸은 여전히 하지만 타자 앞에 서자 눈빛이 달라졌다. 첫 타자는 시즌 홈런 4개를 기록한 릭슨 윈그로브. 구대성은 초구부터 바깥쪽(좌타자 기준) 꽉 찬 코스로 헛스윙을 끌어냈고, 풀카운트 승부 끝에 몸쪽 변화구로 헛스윙 삼진까지 잡아냈다. 후속 타자 리암 불은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낮은 코스에 구사해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서준원의 유니폼을 입고 나선 구대성. 사진=질롱코리아 유튜브 채널 캡처

세 번째 타자로 상대한 라이언 제뉴어리는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주 무기였던 바깥쪽(좌타자 기준) 슬라이더를 보여준 뒤 가운데 낮은 코스로 유리한 카운트를 잡고, 결정구를 몸쪽에 뿌렸다. 타자는 심판의 삼진 콜에 공이 깊었다며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구대성은 무실점 투구. 빠른 공의 구속은 시속 116~119㎞였다. 

KBO리그 각 구단은 젊은 선수들을 질롱코리아에 파견한다. 우리나이로 스물한 살, 데뷔 2년 차 선수도 있다. 구대성은 아들뻘 후배들과 같은 무대에 섰다. 대선배를 바라보는 후배들의 표정엔 기대감이 엿보였다. 

구대성은 이날 후배 서준원의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나섰다. 아직 구단 공식 홈페이지에도 등 번호와 이름은 기재되지 않았다. 자신의 유니폼이 오기도 전에 빨리 복귀전을 치르고 싶었던 게 아닐까. 구대성은 이날 한화(전신 빙그레 포함) 이글스(KBO리그) 오릭스(일본 리그) 뉴욕 메츠(메이저리그) 시드니(ABL)에 이어 선수로 다섯 번째 팀에서 공을 던졌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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