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간부와 해외 접선"…北공작원 5명, 실명 공개됐다
민주노총 간부 등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고 있는 국가정보원과 경찰이, 이들이 접선한 북한 공작원 5명의 신원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방첩당국에 따르면 국정원 등은 민주노총 간부 A씨, 민주노총 산하 보건의료노조 간부 B씨, 전직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노조 간부 C씨, 제주평화쉼터 D씨 등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다. 이들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북한 노동당 직속 대남 간첩공작기구인 문화교류국의 지령을 따른 혐의 등을 받고 있다.
A씨 등은 중국 베이징(2016년 8월), 베트남 하노이(2016년 9월·2019년 8월), 캄보디아 프놈펜(2017년 9월), 중국 광저우(2018년 9월)와 다롄(2019년 8월) 등지에서 북한 공작원들을 만나 지령을 받은 것으로 의심받는다. 해당 북한 공작원들은 배성룡, 김일진, 전지선, 리광진 등 5명인 것으로 국정원 등은 파악했다.
특히 리광진은 1990년대 부부 공작조 등으로 위장해 수차례 국내에 침투했으며, 2021년 국내에서 적발된 ‘자주통일 충북동지회’ 사건에도 개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나이는 60대 중반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원 등은 북한 공작원들이 A씨 등 4명을 집중 관리하면서 민주노총을 장악하고 조종했는지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이 지난해 대규모 집회에서 “한·미·일 전쟁 동맹, 노동자가 끝장내자” 같은 구호를 외친 게 북한 공작원들의 지령에 따른 것인지 국정원 등은 들여다보고 있다.
또 A씨 등이 2019년에도 북한 공작원과 접선한 정황에 주목하고 있다. 그해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10월엔 스웨덴 스톡홀름 협상 등이 열렸다. 당시 북한이 한국·미국과 겉으로는 비핵화 협상을 하면서도 뒤로는 대남 공작을 벌인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보안법은 역사의 유물로 사라졌어야 할 법”이라며 “수십 년 쌓아온 민주주의가 대통령 한 명에 의해 철저히 유린당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노동절(5월 1일) 총궐기와 7월 총파업 투쟁을 예고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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