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시집 공급 중단…출판사 대표 “깊이 사과드린다”

류동환 2023. 1. 20.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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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의 신간 시집을 출간해 비판에 직면했던 실천문학사가 해당 시집의 공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윤한룡 실천문학사 대표는 20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태로 심려를 끼친 분들께 출판사 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린다"며 "지난 17일부터 시집 공급을 중단했으며 계간지 '실천문학'도 2023년 봄호까지 정상 발간한 뒤 휴간 기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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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룡 대표 “심려끼쳐 죄송…17일부터 시집 공급 중단”
고은 시인의 신간 '고은과의 대화'와 '무의 노래' 표지 사진.


고은 시인의 신간 시집을 출간해 비판에 직면했던 실천문학사가 해당 시집의 공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윤한룡 실천문학사 대표는 20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태로 심려를 끼친 분들께 출판사 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린다”며 “지난 17일부터 시집 공급을 중단했으며 계간지 ‘실천문학’도 2023년 봄호까지 정상 발간한 뒤 휴간 기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시집 간행 전 충분히 중지를 모으지 못한 상태에서 시집 출판을 결정한 점과 ‘실천문학’ 2022년 겨울호에 게재된 ‘김성동 선생 추모 특집’(고 시인의 추모시) 건에 대해 사전에 제대로 소통하지 못한 구효서 주간님과 편집자문위원들께도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실천문학사와 여러 인연을 맺어온 이들에게도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고 시인의 시집을 출간한 후 독자들 사이에선 실천문학사에서 펴낸 도서 전반에 대한 불매 운동이 일었다.

윤 대표는 고 시인의 신간을 출간한 것에 대해 “그 배경에는 자연인이면 누구라도 가지는 헌법적 기본권으로서의 출판의 자유, 그리고 고 시인과 실천문학사 사이의 태생적 인연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윤 대표는 “그러나 출판 의도와는 다르게 시집은 현재 여론의 비판에 직면해 있다”며 “실천문학사는 세간의 여론에 부응해 17일부터 국내 모든 서점의 고 시인 시집 주문에 불응해 공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공급 중단은 여론의 압력에 출판의 자유를 포기해야 하는지에 대한 결정이 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계간 ‘실천문학’에 대해서도 “이미 (원고) 청탁이 끝난 2023년 봄호까지만 정상적으로 발간하고, 이번 일에 대한 자숙의 의미로 2023년 말까지 휴간 기간을 갖는다”며 “좀 더 정체성 있고 발전적인 체제를 위해 심사숙고한 다음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뵐 것”이라고 말했다. 봄호에는 개선책을 면밀히 검토해 발표하겠다고도 덧붙였다.

고 시인을 둘러싼 의혹은 지난 2017년 불거졌다. 최영미 시인은 ‘황해문화 겨울호’에 발표한 자신의 시 ‘괴물’을 통해 고 시인의 성추행 의혹을 공론화했다.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자 고 시인은 최 시인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2019년 항소심에서 패소한 뒤 상고하지 않았다.

그러나 고 시인이 최근 실천문학사에서 ‘무의 노래’와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를 펴내자 독자와 문인들을 중심으로 ‘사과 없는 복귀’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전날 ‘실천문학’의 편집자문위원인 이승하 시인은 실천문학사와 고 시인이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문을 내기도 했다. 그는 “고 시인의 시집과 대담집 발간은 실천문학사에서 책을 낸 모든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라며 “책 불매운동이 문제가 아니라 실천문학사가 간신히 회복해 가고 있던 권위를 땅에 떨어뜨리는 행위를 한 셈”이라고 직격했다.

이 시인은 고 시인을 향해서는 “사람은 죄송하다고 말하는 이에게 침을 뱉지 않는다”며 반성과 사과의 태도를 당부했다.

류동환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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