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선거 러닝메이트제 도입땐 자주성·정치적 중립 훼손"
김지철 교육감은 올해 충남교육의 비전은 '행복한 학교'다. 누구나 교육을 통해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보장되어야 하며, 학교는 교육공동체 모두에게 행복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교육감 선거 러닝메이트제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드러냈다.
‘단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을 꼬리표처럼 달고 다니는 김 교육감은 모든 정책과 교육 활동의 중심에 학생을 두고 미래교육을 향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김 교육감은 쿠키뉴스와 새해설계 인터뷰에서 “충남교육이 그동안 추구해온 학생중심 교육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한 해 코로나19로 인한 학습격차와 교육결손의 회복 방안으로 학습 진단과 이력을 관리하는 ‘온채움 기초학력 종합지원시스템’ 운영, ‘친구야 만나자’ 등 관계 증진 프로그램을 통한 학생 심리 정서 회복, 전국 최초로 실시한 진로융합 미래교육, 탄소중립 운용과 충남형 학교공간혁신 사업 등을 꼽았다.
김 교육감은 올해 새로운 교육지표로 ‘삶의 주체로 함께 성장하는 세계시민’을 설정하고 ▲배움이 즐거운 행복학교 ▲모두에게 특별한 미래교육 ▲포용하며 함께하는 시민교육 ▲안전하고 든든한 책임교육 ▲소통하며 협력하는 지원행정을 5대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다음은 김 교육감과 일문일답이다.
취임 6개월이 지난다. 새해를 맞은 소감은.
2014년 교육감에 처음 당선된 이후 오로지 아이들만 생각하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3선에 당선된 이후 지난 6개월도 처음과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3년 동안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하루 빨리 완전한 교육회복과 미래교육 준비를 위해 모든 힘을 쏟겠습니다.
학생 중심 행복한 충남교육을 비전으로, 청렴하고 투명한 교육행정과 민주적인 학교문화를 조성하고, 이제는 한 발짝 더 나아가 ‘모든 아이에게 특별한 교육을’ 제공하는 미래교육의 모범을 만들어 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해 충남교육의 성과는.
무엇보다 지난 2022년에 완전한 교육 회복과 미래교육 준비를 위해 힘을 쏟았습니다. 기초학력을 다지기 위해 교실, 학교, 지역사회를 연계한 기초학력 3단계 안전망을 구축하여 물샐틈없는 촘촘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특히 학습진단과 이력 관리를 지원하는 ‘온채움 기초학력 종합 지원시스템’을 전국 최초로 개발하여 모든 학생이 정확한 진단으로 맞춤형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정서적 회복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학교폭력 종합 관리 체계를 만들어 운영하였습니다.
미래교육 준비를 위해서는 인공지능 중심 소프트웨어 교육을 시행하여 교과 융합형 인공지능교육으로 모든 교과에서 인공지능 수업이 가능하도록 지원했으며, 충남형 인공지능교육 특화도시 운영으로 학교, 마을, 기업, 대학, 지자체가 함께 협력하고 지원하는 상생의 생태계를 조성하였습니다.
또한, 충청남도교육청진로융합교육원을 설립하였고, 직업계고의 취업역량을 강화하고 해외 현장학습도 운영하였습니다.
‘초록발자국’ 앱과 함께하는 탄소중립학교 3·6·5 운동을 추진하여 전기 사용량, 쓰레기 배출량, 물 사용량을 줄이고 환경독서, 분리배출, 채식급식, 녹지공간, 착한 소비생활, 친환경제품 사용을 꾸준히 실천해 왔습니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으로 미래 교육에 대응하는 학교 공간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은 사용자 참여 원칙을 기반으로 미래교육을 위한 학교 공간을 만들어가는 사업으로, 2021년 42개교를 대상으로 설계를 완료하였으며, 2022년 대상 학교 28개교는 사전 기획을 끝냈습니다.
2023년도는 공모를 통해 25개교를 선정하였고, 곧 사전 기획이 시작됩니다. 또한 충남형 학교공간혁신 사업인 ‘감성꿈틀 사업’은 학교 만족도가 높은 사업으로 2022년 25개교를 대상으로 학교 공간을 재구조화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충남교육청은 여러 분야에서 전국적인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감사원의 자체감사활동 평가에서 최고등급 선정, 교육부의 2022년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평가에서 전국 최우수기관, 2022년 지방교육재정분석에서 최우수교육청으로 꼽히는 등 전국에서 충남교육청의 성과는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공정하고 투명한 충남교육, 안전하고 쾌적한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과 재정 운용의 효율성과 책무성을 강화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미래교육 체제 전환을 강조했다. 어떻게 변화하나.
올해는 혁신 미래교육의 첫발을 내딛는 해입니다.
이에 충남교육의 정책 목표를 ‘학생 주도성 인식과 미래교육 체제 전환’으로 정하여 추진하고자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학생 주도성이란, 학생들이 삶의 모든 영역에서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바람직한 사회 변화를 이끌어내는 주체로서 행동하고 성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래교육 체제 전환을 위해서 2023년에는 충남형 미래교육 평가체제를 담당하는 충남교육과정평가정보원을 설립하겠습니다.
또한 충남형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학교를 도입하겠습니다. 현재 준비학교 14개교(초4, 중4, 고6), 선도 시범 교육지원청 4곳(예산, 청양, 아산, 공주)을 지정하였습니다. 준비학교에서 역량과 관심이 있는 교원을 양성하는 한편, IB 학교를 운영하는 타시도 교육청과 ‘공동 추진단’ 구성을 통해 정보교류 및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3년여 코로나19에 따른 학습 결손으로 학생들의 기초학력 저하가 우려된다. 경쟁력 강화방안은.
⋅⋅기초학력 부진 학생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총괄하는 ‘학력향상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합니다. 이를 통해 기초학력 사업 성과를 관리하고, 학습결손 해소를 위한 다중적인 지원을 추진합니다.
또한 학습지원 대상 학생의 정확한 진단과 학습 이력을 관리하는 ‘온채움 기초학력 종합 지원시스템’을 중학교까지 확대하겠습니다. 아울러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기초학력 지원을 위해 ‘온채움 선생님’ 등 6개 사업 1,055명의 기초학력 인력을 지원하겠습니다.
학생들의 학력신장을 위한 평가체제 도입을 밝혔다.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학생들이 미래사회에 주제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점수가 아닌 역량을 재는 평가를 실시하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충남교육이 지향한 앎을 삶으로 실천하는 참학력과도 같은 방향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2023년 9월까지 충남교육과정평가정보원을 설립하고, 새로운 평가 방법 및 체제에 대한 전환 방안을 교원과 평가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 과정을 통해 마련할 계획입니다.
교육과정평가정보원에서는 평가문항 개발이나 평가 관련한 컨설팅, 그리고 근본적인 수업 혁신에 대해서도 추진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충남형 IB학교를 운영하기 위해 준비학교와 시범 교육지원청을 선정하여 운영하겠습니다.
최근 대학입시에서 정시모집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충남지역 대학에서 지원자가 ‘0명’인 학과도 나왔다. 갈수록 지방소재 대학의 경쟁력이 추락하는 상황에서 충남교육의 경쟁력 강화 방안은.
충남교육은 학생들의 삶의 토대가 되는 기초학력을 키우는 것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온채움 기초학력 종합 지원시스템’으로 학생들의 학습 결손 여부를 정확히 분석하여 맞춤형 처방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모두에게 특별한 미래교육의 일환으로 올바른 AI교육을 교실에서 실천합니다. 과학교육원에서 공개하고 있는 지능정보교육 수업 특별전도 인공지능을 수업에 활용하여,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이 특별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아울러 특성화고등학교는 인공지능 기반 신산업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미래산업 위주의 학과 개편을 통해 미래사회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소프트웨어 기술 인재를 기르기 위해 반도체 소프트웨어 산업체 협의체도 운영합니다. 직업계고 해외 현장학습으로 학생들에 변화하는 미래사회의 중심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교육감 선거에 '러닝메이트제'가 거론되고 있다. 가능할 것으로 보나.
'헌법 제31조제4항'에 의하면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명시되어있습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교육이 특정 정파적 이해관계나 영향력으로부터 떨어져 중립적인 입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으로서, 교육이 국가나 정치권력으로부터 부당하게 간섭을 받아서도 안 되고, 교육이 그 본연의 기능을 벗어나서 정치영역에 개입해서도 안 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교육내용의 정치적 중립성이나 교사의 정치적 중립성뿐만 아니라 교육을 운영하고 감독하는 교육행정의 정치적 중립성도 당연히 요구됩니다.
그런데 교육감을 정치적 성향이 분명한 시도지사와 러닝메이트가 되는 것은 시도지사 임명과 같은 의미여서 이는 필연적으로 교육감이 시도지사에게 종속되어 교육의 자주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크게 훼손시킬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육감 선거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는 교육감 후보자의 교육정책에 대한 홍보방법의 개선이나 교육감 선거운동방법의 개선 등을 통해 증대시켜야 할 것이지, 교육의 자주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하는 방법으로 할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2025년부터 전면 시행되는 고교 학점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있나.
2022 개정교육과정이 고시(2022.12.22.)되어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됩니다.
이에 충남교육청은 2018년부터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선도학교를 선정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교과특성화학교, 고교학점제 선도지구, 참교실 길잡이 학교 등 학교 특색에 맞는 다양한 교육과정이 펼쳐질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여 운영될 수 있도록 학점제형 공간조성 사업, 교육여건 개선 사업, 학생선택 중심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정원외 기간제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과목을 개설・선택할 수 있도록 참학력 공동교육과정(학교연합, 지역연계, 온라인, 대학연계), 고교학점제 및 교육과정 배움자리, 도움자료 및 홍보자료 개발・보급, 교육과정 운영 지원단, 학교별 교육과정 전문가 양성 등 2022 개정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가 안착될 수 있도록 촘촘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충남교육청은 학생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사회를 이끌어 갈 세계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결집하여 준비하고 지원하겠습니다.
요즘 지방 소멸이 회자되고 있다. 충남지역도 학령인구 감소로 소규모 학교가 많은데 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정책을 준비하고 있나.
충남교육청은 교육균형발전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22년에 작은 학교 관련 소위원회 운영을 통해 농어촌 지역의 소규모 학교를 방문하여, 활성화 방안에 대한 의견 수렴과 정책 제안을 한 바 있습니다. 2023년에도 소위원회 활동을 더 활성화하여 중장기적인 발전 계획을 수립하려고 합니다.
아울러 농어촌 학교의 교육력을 제고하기 위해 학교 여건을 반영한 특색있는 교육과정과 작은 학교 간 공동 교육과정, 마을 교육자원을 활용하는 마을 담은 작은 학교를 운영하여 작은 학교의 교육력을 높이기 위해 맞춤형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구 조정으로 동·읍 지역의 학생들이 희망하면 자유롭게 작은 학교로 진학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작은 학교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고, 통학버스 등으로 통학 여건을 개선하여 작은 학교의 선호도를 더 높일 예정입니다.
작은 학교의 특성을 살린 건강학교나 아토피 학교 등의 운영 사례를 일반화 하고, 작은 학교 하나하나가 빛깔 있는 교육을 통해, 찾아오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새해 이루고 싶은 소망과 계획은.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 8년간처럼 오직 학생들을 바라보면서 ‘모든 아이가 특별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미래교육의 토대를 만드는 데 매진하겠습니다. 220만 충남도민과 3만여 교직원, 그리고 교육공동체와 함께하겠습니다.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충남교육의 시선은 ‘학생으로부터 시작하여 학생에게 향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충남교육에 대한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내표=홍석원 기자 001h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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