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찰위성 발사체 차량서 쐈나…발사 직전 TEL 2대 포착
북한이 지난달 18일 위성 시험품을 탑재했다고 주장한 발사체 2발을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발사했을 수 있다는 분석 나왔다. 해당 발사체를 발사하기 직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인근을 촬영한 상업용 위성사진에서 TEL 2대가 포착됐다고 미국의소리(VOA)가 20일 전했다.
사진에 포착된 TEL 2대는 길쭉한 형태의 하얀색 물체를 각각 싣고 있는데, 이들 모두 해당 물체를 위로 반듯하게 세운 듯 바로 옆에 기다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는 게 VOA 측의 분석이다. 미국 미들베리대학 국제학연구소의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도 이 그림자를 근거로 하얀색 물체의 길이가 약 15m이며 둘 다 북한의 발사체로 추정된다는 진단을 내놨다.
TEL 발사 방식은 미사일을 TEL에 싣고 이동해 발사 장소에서 세운 뒤 바로 쏘는 것이다. TEL은 터널이나 지하 개폐시설에서 신속히 이동해 발사하고 즉각 숨을 수 있어 사전 징후 포착이 어려운 전술적 장점을 가졌다. 이 때문에 북한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 등 신형 미사일 발사에 TEL을 빈번히 활용하고 있다.
VOA는 해당 위성사진을 촬영한 시점이 합동참모본부가 발표한 해당 발사체의 발사 시간(11시 13분)보다 약 11분 전인 11시 2분이라며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전 상황이 민간 위성에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슈멀러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은 "일반인들도 볼 수 있는 상업용 위성사진이 북한의 TEL과 미사일의 발사 직전 모습을 보여준 건 이번이 처음이자 유일한 사례"라며 "이번엔 두 차례 발사 중 첫 번째 발사 직전에 인공위성이 발사 장소 위를 지나간 매우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또 매체는 해당 발사는 서해위성발사장의 초입 격인 기차역과 과거 로켓 조립시설로 활용돼 온 건물 사이의 도로에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과거 열차를 이용해 이 기차역까지 로켓 추진체 등을 운반한 뒤 이를 로켓 조립시설로 옮겨 최종 발사체를 조립했으나 이번엔 TEL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매체의 분석이다.
이로 인해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다양한 의도를 가지고 TEL을 이번 시험 발사에 사용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용한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위성 개발 연구진과 장비가 마련되어 있는 동창리에서 정찰위성 관련 발사체를 쏜 것은 우주개발 목적이라는 명분을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발사대 시설 공사의 마무리 여부와 상관없이 TEL에서 쏘더라도 저궤도 위성을 올리기 충분한 발사체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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