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와 정다운 모습 호날두, 세기의 아이콘이 선사한 이벤트

안희수 2023. 1. 2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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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인사를 나누는 호날두(오른쪽)과 매시. 사진=호날두 SNS 캡처

'세기의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알 나스르)와 리오넬 메시(36·파리 생제르맹)가 한 그라운드에 섰다. 십수 년 넘게 이어지던 메·호 대전 논쟁은 사실상 종지부가 찍혔지만, 모처럼 펼쳐진 맞대결은 치열했다. 

파리 생제르맹은 20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킹 파흐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사우디 리그 알 나르스와 알 힐랄의 연합 올스타 팀과 친선 경기를 치렀다. 메시를 비롯해 킬리안 음바페, 네이마르가 총출동했다. 여기에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이제는 사우디 리그에서 뛰고 있는 호날두까지 있었다. 승부는 5-4로 파리 생제르맹의 승리. 9골 중 3골은 메시와 호날두의 발에서 나왔다. 

호날두의 알 나스르 데뷔전이기도 했다. 하지만 선제 골은 메시였다. 전반 3분, 후반에서 동료가 찔러준 침투 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왼쪽으로 파고들었고, 골키퍼를 가볍게 뚫어내며 골망을 갈랐다. 

호날두도 지지 않았다. 연달아 날카로운 슈팅을 날린 그는 전반 34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고, 득점을 해낸 뒤 '호우 세리머니'를 펼치며 장내를 채운 6만 8000여 명 팬을 열광시켰다. 


파리 생제르맹은 전반 43분 마르키뉴스의 골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호날두가 상대 리드를 허락하지 않았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헤더로 돌려놨고, 골대를 맞고 나온 공을 스스로 침투해 왼발 슈팅으로 연결하며 두 번째 골을 넣었다. 

한국 대표팀 출신 수비수 장현수(알 힐랄)도 존재감을 보여줬다. 후반 8분, 음바페의 패스를 받은 세르히오 라모스가 득점하며 파리 생제르맹이 앞서가자, 장현수는 3분 뒤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로 골망을 가르며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는 카타르 월드컵 득점왕 음바페가 페널티킥을 성공하며 다시 한번 균형이 깨졌다. 파리 생제르맹은 후반 33분 역습 상호아에서 에키티케가 단독 돌파 뒤 통쾌한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하며 5-3으로 앞섰다. 사우디 연합 올스타는 추가 시잔 안데르송 탈리스카의 골로 추격했지만, 동점은 만들지 못했다. 

호날두는 후반 15분께 마테우스 페레이라와 교체됐다. 팬들의 함성 속에 그라운드를 떠났다. 메시도 바로 일리예스 후니스와 교체됐다. 

경기 뒤 호날두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오랜 친구들을 만나서 기쁘다"는 글과 함께 메시와 서로의 어깨와 허리를 감싼 사진을 게재했다. 두 선수는 2020년 12월 열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에서 유벤투스(호날두)와 바르셀로나(메시)의 공격을 이끌었다. 이 경기에선 호날두가 2골을 넣은 유벤투스가 3-0으로 승리했다. 

메시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며 더 높은 위치로 올라섰고, 호날두는 유럽 축구를 떠났다. 하지만 그 격차는 이 경기에서 중요하지 않았다. 두 선수는 여전히 세계 축구 팬을 매료하는 아이콘이었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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