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인 BNK금융 회장 내정자는 누구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국내 최대 지방 금융지주회사인 BNK금융지주의 차기 대표이사 회장에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이 내정됐다. 빈 내정자는 부산은행장 재임 시절 지방은행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한 대표적 전략통으로 분류된다. 특히 회사 내 주요 파벌과도 거리를 둬 온 만큼 김지완 전 회장의 중도 사퇴로 혼란스러워진 조직을 추스를 적임자로 평가된다.
BNK금융은 19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잇달아 열어 빈 내정자를 차기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정했다. 임추위는 "지역과 조직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탁월한 조직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조직의 조기 안정화를 통해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시기에 지역 경제 활성화와 함께 그룹의 발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해 최종 후보자로 선정했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입지전적 '전략통'…행장 시절 디지털 전환주도
1960년생으로 경남 남해 출신인 빈 내정자는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된다. 부산 동래원예고와 경성대를 거쳐 1988년 부산은행에 입행해 뱅커(banker)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부산상고-동아대, 부산대 등 BNK금융의 대표 파벌에 속하지 않은데다, 동기들에 비해 늦은 나이(28세)에 입행했다는 핸디캡이 있었지만 빠른 승진과 주요 보직을 거쳐 은행장, 금융지주회사 대표이사 회장까지 오르게 됐다.
세심하고 꼼꼼한 성격인 빈 내정자는 사내 대표적 '전략통'으로도 꼽힌다. 빈 내정자는 이장호 전 부산은행장 재임 시절인 2006년 비서팀장으로 발탁돼 두각을 드러냈으며, 이후론 ▲경영혁신부 ▲인사부 ▲신금융사업본부(부행장) ▲미래채널본부(부행장) ▲부산은행장을 거치며 BNK금융의 디지털화에 시동을 걸기도 했다.
특히 전략통인 그가 부산은행장 재임 시절 주력했던 분야는 디지털 전환이다. 빈 내정자는 행장 시절 지방은행 첫 생활 금융 플랫폼인 '썸뱅크' 애플리케이션의 출시를 주도했다. 썸뱅크는 금융권의 원앱 전략과 맞물려 지난해 BNK부산은행 통합 앱과 통합됐지만, BNK금융의 디지털 전략의 초석 역할을 했다는 것이 업권 평가다.
BNK 관계자는 "썸뱅크 이전까지만 해도 지방은행엔 별다른 생활금융 플랫폼도 없었고 디지털 영역에도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면서 "최근 시중은행 수준과 비슷한 정도의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실마리는 빈 내정자가 행장 시절 론칭한 썸뱅크에 기초하는 바가 크다"고 했다.
빈대인號 과제는…조직 안정화·디지털 강화
하지만 빈 내정자 앞에 놓인 길은 순탄치만은 않다. 우선 김 전 회장을 비롯해 역대 지주 회장들이 모두 중도 낙마한 가운데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안정화해야 할 과제가 놓여있다. BNK금융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특정 파벌을 중심으로 내부 갈등이 있단 얘기를 들었다"고 공개석상에서 지적할 정도로 부산상고, 동아대, 부산대 등 주요 학맥에 따른 파벌 갈등 양상이 문제로 지적된다.
빈 내정자의 주 전공인 디지털 부문도 과제 중 하나다. 예컨대 카카오뱅크는 2021년 기준 총 자산액은 36조원 수준에 머물러 부산은행(66조원), 경남은행(46조원)에 크게 미달하지만, 자산 증가액은 약 9조원으로 두 은행(각기 약 6조원, 4조원)을 크게 앞지른다. 육상경기로 비유하면 선두권엔 주요 시중은행이 큰 격차를 보이며 거리를 벌리고 있고, 바로 뒤엔 인터넷전문은행이 바짝 붙어있는 형국인 셈이다.
임추위가 빈 내정자를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한 이유로 "지역은행 최초의 모바일뱅크 출시 및 온·오프라인을 융합하는 옴니채널 구축과 창구업무 페이퍼리스 추진 등 디지털 중심의 금융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대응을 주도한 경력을 높게 평가했다"고 밝힌 것은 이런 상황을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빈 내정자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BNK금융지주 회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임기는 오는 2026년 3월까지다. ▲1960년 경남 남해군 ▲부산 동래원예고등학교 ▲경성대 법학 학·석사 ▲부산은행 비서팀장 ▲인사부장 ▲사상공단지점장 ▲북부영업본부장 ▲경남지역본부장 부행장보 ▲신금융사업본부 부행장 ▲미래채널본부 부행장 ▲부산은행장 직무대행 ▲부산은행장 ▲(現) BNK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내정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수 벤 "아이 낳고 6개월만에 이혼 결심…거짓말에 신뢰 무너져"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100명에 알렸는데 달랑 5명 참석…결혼식하다 인생 되돌아본 부부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황정음처럼 헤어지면 큰일"…이혼전문 변호사 뜯어 말리는 이유 - 아시아경제
- "언니들 이러려고 돈 벌었다"…동덕여대 졸업생들, 트럭 시위 동참 - 아시아경제
- "번호 몰라도 근처에 있으면 단톡방 초대"…카톡 신기능 뭐지? - 아시아경제
- "'김 시장' 불렀다고 욕 하다니"…의왕시장에 뿔난 시의원들 - 아시아경제
- "평일 1000만원 매출에도 나가는 돈에 먹튀도 많아"…정준하 웃픈 사연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