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尹겨냥 "제3국 관한 말은 극도로 자제할 필요 있어"
'아랍에미리트(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총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는 "제3국에 관한 말은 극도로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조언했고, 우상호 의원은 "엄청난 실언"이라며 "결례를 범하는 건 실수지만 이번 것은 참사"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저의 짧은 소견을 보태자면, 상대국의 대외관계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제3국에 관한 말은 극도로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국가관계는 내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미묘하다. 나의 말이나 한국의 정책을 나쁘게 받아들이는 국가가 있을 수 있다. 그것을 늘 의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과의 문제는 빨리, 그리고 말끔히 수습해야 한다. 결코 단순하게 생각하지 말기를 바란다"며 "여당의 일부 정치인은 대통령을 비호하려고 이란을 또 자극한다. 어리석고 위험한 발상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어느 것보다도 국익을 우선해야 한다. 국익은 경제나 안보에서의 이익, 영향력, 국가 이미지 등 많은 것을 포함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자서전 내용도 인용해 "고 김대중 대통령은 외국 정상과 대화할 때면 몇 가지 원칙을 지켰다고 자서전에 썼다"고 소개했다. 그는 "첫째, 상대에게 '아니오(No)'라고 말하지 않는다. 둘째, 상대의 말을 많이 들어준다. 셋째, 상대와 의견이 같은 대목에서는 꼭 '내 의견과 같다'고 말해준다. 넷째, 할 말은 모아 두었다가 대화 사이사이에 집어넣고, 그러면서 할 말은 빠뜨리지 않고 한다. 다섯째, 회담의 성공은 상대 덕분이라는 인상을 주도록 한다. 여섯째,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를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친문(문재인)계로 꼽히는 우상호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것은 참사다. 이란이 발끈했기 때문"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실언이라고 얘기) 해야 된다"며 "대통령이 바로 별도의 친서를 보냈어야 한다. 아니면 주 이란 한국대표부를 통해서 대통령이 직접 비공개 친서를 보내서 '미안하다, 사실은 내가 실수했다' 했으면 중동국가가 받아줬을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한편 윤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이란 측은 자국 주재 윤강현 한국대사를 불러 항의했고, 이에 외교부도 사이드 바담치샤베스타리 주한 이란대사를 초치했다. 이 관계자는 "(이란이) 동결자금 문제, 윤 대통령의 핵 관련 발언 등을 문제 삼는 것을 보고 초점이 흐려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오해를 했기 때문에 초점이 흐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도 19일(현지시간) 오후 스위스 취리히 현지 브리핑에서 "아크부대 장병들에게 UAE가 직면한 엄중한 안보 현실을 직시하면서 열심히 근무하라는 취지의 말씀이었다"며 "이란 측에서 다소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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