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별’ 된 윤정희… 출연작만 300편·여우주연상 등 수상만 24번

이현아 2023. 1. 2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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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배우 트로이카의 시대를 이끈 윤정희가 19일 하늘로 떠났다.

알츠하이머 투병 중이던 윤정희가 79세를 일기로 이날 오전 프랑스 파리에서 작고했다. 

고 윤정희는 지난 1960년대 문희, 남정희와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 시대를 연 은막의 스타다. 당대 최고의 아이콘으로 군림하며 한국 영화의 발전을 이끌어 왔다.

고인은 조선대 영문학과 재학 중 ‘1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신인배우 오디션에 합격해 1967년 ‘청춘극장’으로 데뷔했다. 이 영화로 대종상영화제 신인상, 청룡영화제 인기여우상을 받으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듬해에는 ‘안개’로 백상예술대상 신인상도 수상했다.
2011년 미국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의 사진전 ‘순례의 길’ 국내 전시회에 참석해 테이프 커팅을 하는 윤정희와 백건우 부부. 사진=연합뉴스 제공
1960~1980년대까지 출연한 영화 등 작품만 해도 무려 300여 편에 달한다. 대종상영화제 여우주연상 등 수상만 24차례나 될 정도다. 윤정희는 매 작품마다 변신을 거듭하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트럼을 보여줬다. 청순가련한 여주인공부터 지적이고 세련된 캐릭터를 능수능란하게 소화하며 흥행시켰다. 주요 작품으로는 ‘신궁’(1979), ‘위기의 여자’(1987), ‘만무방’(1994) 등이 있다. 

그러다 1973년 돌연 프랑스 유학을 선언 후, 1976년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결혼했고 슬하에 딸을 뒀다.
윤정희가 2010년 5월 제63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시’의 각본상 수상 후 이창동 감독과 포즈를 취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고인은 1994년 영화 ‘만무방’ 출연 후 활동을 중단했다. 200년대 후반쯤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만 66세였던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로 16년 만에 영화계에 컴백, 청룡영화상과 대종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시’는 칸국제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으로, 이창동 감독이 시나리오 집필 단계부터 주인공에 윤정희를 염두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인의 남편은 2019년 “이제는 더 숨길 수 없는 단계까지 왔고 윤정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 같았다. 다시 화면에 나올 수도 없고 해서 알릴 때가 됐다 생각했다”고 알츠하이머 투병 사실을 밝혔다.

이현아 기자 lalalas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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