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마을 또 화재 악몽, 불만 나면 등장하는 음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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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구룡마을에서 20일 큰 화재가 발생해 주민 500여명이 긴급대피했다.
이날 오전 6시 27분경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4구역 주택에서 큰 화재가 발생해 소방 당국이 진화 중이다.
서울시와 강남구청이 토지 보상을 두고 대립하던 2009년부터 2014년까지 구룡마을에선 크고 작은 화재가 12차례 발생했다.
구룡마을은 비닐, 합판 등 가연성 소재로 지어진 낡은 집들이 좁은 간격으로 밀집해있어 화재에 취약하고, 한번 불이 나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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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화재에 '재개발 노린 방화' 음모론까지
"주민들, 평소 화재 예방에 힘써와"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서울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구룡마을에서 20일 큰 화재가 발생해 주민 500여명이 긴급대피했다. 비닐과 합판, 스티로폼 등으로 지어진 낡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판자촌 특성상 화재에 취약하다.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하다 보니 과거부터 재개발을 원하는 이들이 일부러 불을 냈다는 음모론까지 횡행했다.
이날 오전 6시 27분경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4구역 주택에서 큰 화재가 발생해 소방 당국이 진화 중이다. 소방 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인원 140명, 장비 43대를 투입해 불길을 잡고 있다.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구룡마을은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삶의 터전에서 쫓겨난 철거민들이 자리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무허가 판자촌이다. 구룡산 북쪽 자락에 있어 구룡마을이란 이름을 얻었다.
민간개발 바람이 불던 1990년대 몇몇 기업이 뛰어들어 개발을 추진했지만, 강남구청이 공영개발이 적합하다는 서울시의 의견을 수용하면서 구룡마을은 2012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원주민과 토지주, 서울시와 강남구청이 사업 운영방식과 토지 보상 등을 두고 갈등하면서 재개발사업은 30여년째 표류 중이다.
구룡마을은 유독 화재가 빈번한 지역이다. 지난해 3월에도 마을 내 한 점포에서 시작된 불이 대모산으로 옮겨붙어 약 5시간 만에 진화됐다.
이에 잦은 화재가 흉흉한 음모론의 도화선이 되기도 했다. 강남의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 땅임에도 30여년째 재개발 사업이 첫 삽조차 뜨지 못하자 재개발을 원하는 주민, 토지주 등이 일부러 불을 지른 것이 아니겠냐는 추측이다.
큰불로 재개발 논의가 급물살을 탄 전례도 있다. 서울시와 강남구청이 토지 보상을 두고 대립하던 2009년부터 2014년까지 구룡마을에선 크고 작은 화재가 12차례 발생했다. 특히 2014년 11월 화재로 주민 1명이 사망하면서 안전을 위해서라도 재개발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사업방식을 둘러싼 갈등을 이유로 같은 해 8월 도시개발구역에서 해제됐던 구룡마을은 이로 인해 다시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된다.
하지만 이 음모론은 정황상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근 발생한 지난해 3월 화재 원인은 가스레인지 위에 빵을 놓고 데우던 70대 주민의 실수였고, 2017년 3월 발생한 불 역시 주민이 부탄가스 난로를 청소하다가 점화 버튼을 잘못 눌러 난 사고였다.
구룡마을은 비닐, 합판 등 가연성 소재로 지어진 낡은 집들이 좁은 간격으로 밀집해있어 화재에 취약하고, 한번 불이 나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이운철 구룡마을 주민자치회 부회장은 이날 YTN과 인터뷰에서 "(전기 누전 때문에) 1년에 한 번씩 다시 씌우고, 다시 씌우고 하다 보니 전깃줄이 그 안에 들어가 있다. 그래서 전기 누전으로 사고가 제일 자주 나는 곳이 여기"라고 전했다.
전열 기구 사용 역시 화재 원인 중 하나다. 판잣집 특성상 난방이 어렵고 찬 공기가 많이 유입돼 전열 제품을 쓰는 가정이 많다 보니 자칫하면 화재로 이어지기 쉽다는 것이다.
소방 당국은 2002년 4월부터 구룡마을을 화재경계지구로 지정하고 수시로 화재 대비 소방 훈련을 통해 대응 체계를 점검해왔다. 평소 주민들 역시 화재 예방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주민들이 불조심은 엄청 신경 쓴다. 평소에도 걱정이 돼서 불조심하라고 매일 강조한다"며 "평소에 비상 연락망을 다 가지고 있어서 거동이 불편하신 분, 노인분들은 수시로 연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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