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배역 다변화 주도한 윤정희 별세…향년 79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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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윤정희(본명 손미자) 씨가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별세했다.
영화계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을 앓아온 윤 씨는 이날 오후 프랑스 파리에서 숨을 거뒀다.
여성 배역의 다변화에 일조하며 연기파 배우로서 입지를 다져 대종상, 백상예술대상, 청룡영화상 등 국내 유수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일곱 번이나 안았다.
논문 '한국여배우론'으로 중앙대 석사 학위를 받았고, 1973년부터 9년간 프랑스 파리3대학에서 예술학을 공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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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인 이미지로 정형화된 여성 배역 틀 깨
영화배우 윤정희(본명 손미자) 씨가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별세했다. 향년 79세. 영화계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을 앓아온 윤 씨는 이날 오후 프랑스 파리에서 숨을 거뒀다.
1944년 부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조선대 영문학과에 재학 중이던 1966년 신인배우 오디션에서 선발돼 충무로에 발을 들였다. 이듬해 강대진 감독의 '청춘극장'을 시작으로 영화 264편에 출연했다. 1968년에만 쉰 편에 출연하며 문희, 남정임과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troika) 시대를 열었다. 트로이카라는 말 그대로 은막을 화려하게 수놓으며 한국영화사 전성기를 견인한 삼두마차였다.
인기는 단순히 새로운 얼굴이 주는 신선함에서 비롯되지 않았다. 당시 여배우들은 최은희·김지미·조미령로 대변되는 현모양처나 도금봉·윤인자·최지희가 연기한 팜므파탈로 정형화돼 있었다. 윤정희는 문희, 남정임과도 차별화된 지적인 이미지로 고정된 틀을 깼다. '안개(1967)', '장군의 수염(1968)', '독짓는 늙은이(1969)', '위기의 여자(1973)' 등에서 장르와 배역에 얽매이지 않는 색다른 연기를 펼쳤다. 여성 배역의 다변화에 일조하며 연기파 배우로서 입지를 다져 대종상, 백상예술대상, 청룡영화상 등 국내 유수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일곱 번이나 안았다. 대표작으로는 '신궁(1979)', '위기의 여자(1987)', '만무방(1994)' 등이 손꼽힌다.
고인은 바쁜 연기 활동 중에도 틈틈이 학업을 겸했다. 논문 '한국여배우론'으로 중앙대 석사 학위를 받았고, 1973년부터 9년간 프랑스 파리3대학에서 예술학을 공부했다. 그 무렵 만난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와 1976년 결혼해 줄곧 파리에서 지냈다. 마지막 작품은 2010년 이창동 감독과 함께한 '시'다. 2017년 알츠하이머를 진단받은 뒤 가족과 함께 안온한 시간을 보내왔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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