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연전연승 이끌던 천재의 퇴장(종합)

조유진 2023. 1. 2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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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의 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가 25년 만에 회사 경영에서 물러난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그가 25년 넷플릭스를 경영하는 동안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디즈니 플러스·애플TV·HBO맥스 등 9개사 이르는 OTT 난립 속에서도 전세계 2억3080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세계 1위 OTT 서비스 체제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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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산업 개척한 헤이스팅스 25년 만에 은퇴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세계 1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의 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가 25년 만에 회사 경영에서 물러난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회장직은 유지하지만 사실상 '은퇴 선언'인 셈이다. 후임에는 헤이스팅스와 함께 회사를 이끌던 테드 서랜도스 공동 최고경영자(CEO)와 그레그 피터스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선임됐다.

헤이스팅스는 인터넷 태초에 '스트리밍' 서비스와 '독자 콘텐츠'를 선보이며 글로벌 OTT 산업의 얼개를 제공했다. 1997년 넷플릭스를 창업하기 6년 전 이미 그는 퓨어 소프트웨어라는 소프트웨어 개발사를 성공시킨 천재 사업가였다. 퓨어 소프트웨어는 내놓는 신제품 마다 대박을 치며 첫 4년 간 매년 수익을 두배로 늘렸고, 모건스탠리의 투자를 유치하며 1995년 주식시장에 상장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헤이스팅스는 회사를 매각하고 마크 랜돌프와 함께 1997년 넷플릭스를 공동 설립했다.

비디오 대여 서비스(월 구독료를 내고 비디오를 우편으로 배송받는 서비스)로 시작된 넷플릭스를 인터넷으로 옮겨 스트리밍 사업으로 변모시킨 것은 헤이스팅스였다. 인터넷이 대중화되고 정보통신(IT) 기술이 발전하자 사업의 무대를 DVD에서 스트리밍으로 옮기고, 독자 컨텐츠 제작과 서비스 국가 확대로 사세를 키워갔다. 그가 25년 넷플릭스를 경영하는 동안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디즈니 플러스·애플TV·HBO맥스 등 9개사 이르는 OTT 난립 속에서도 전세계 2억3080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세계 1위 OTT 서비스 체제를 구축했다.

리드 헤이스팅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코로나19를 거치며 급팽창한 OTT 기업들이 수요 감소와 경쟁 격화로 성장 정체 국면에 들어서면서 생존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헤이스팅스는 지금이 경영권 개편의 적기라고 판단했다. 헤이스팅스 CEO는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회장(이사회 의장)직으로 남은 사례를 전하며 "지금이 내 후계를 완성할 적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임 공동 CEO에 대해 "기술 분야와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가졌고, 이를 실적으로도 입증해왔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넷플릭스는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신규 가입자 수가 770만명으로 월가 예측치(450만명)를 크게 웃돌았다고 발표했다. 전 분기(241만명) 대비로 220% 늘어난 깜짝 실적이다. 회사 측은 지난해 4분기 새로 도입한 광고 요금제를 가입자 수 증가 배경으로 꼽았다. 넷플릭스는 "아직 시작 단계지만, 광고주와 고객 모두 신규 요금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기준 넷플릭스의 글로벌 회원 수는 2억3080만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큰 폭으로 줄어든 가입자 수는 3분기 반등세로 돌아선 뒤 4분기에도 급증했다. 다만 연간으로는 가입자 수가 800만명 늘어나는 데 그쳐 10년 만에 최악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넷플릭스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2022년은 힘든 한 해였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2억308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깜짝 가입자 수 증가에도 실적은 부진했다. 넷플릭스의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78억5200만달러, 영업이익은 13% 감소한 5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5500만달러로 전년 동기(6억700만달러) 대비 91%나 급감했다. 주당순이익은 0.12달러였다. 경기 부진 못지않게 강달러도 순이익 감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날 정규장에서 3.23% 하락한 넷플릭스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한때 8% 이상 급등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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