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4호선 지하철 시위 재개…서울시 '무관용 원칙' 대응

문희철 2023. 1. 20. 09:1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5일 오전 서울 지하철4호선 혜화역에서 열린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를 위한 선전전을 진행했다. 뉴스1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20일 아침 지하철 시위를 재개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8시 서울 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 승강장에서 지하철 선전전을 했다. 이어 오전 9시 서울역(숙대입구역 방향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에 이어 시위를 했다. 오후 2시에는 삼각지역으로 이동해 ‘장애인권리입법·예산 쟁취를 위한 전국집중결의대회’를 진행한다.


전장연 “오세훈·추경호 공개 토론하자”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지하철4호선 혜화역에서 열린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를 위한 선전전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전장연은 2001년 오이도역에서 발생한 장애인 사고를 거론하며 시위를 재개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7시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설 명절을 맞아 가족을 만나려고 지하철로 이동하던 장애인 노부부가 지하철 리프트에서 추락해서 사망한 ‘오이도역 리프트 추락 참사’를 기억하며 행동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날 시위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단독 면담이 성사하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장연이 면담을 요청하자 오 시장은 지난 4일 본인의 소셜미디어에서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글을 남겼다. 이후 전장연은 19일까지 지하철 탑승 시위를 중단하기로 했다.

하지만 면담 방식을 둘러싸고 이견이 발생했다. 서울시는 19일 장애인 단체 비공개 합동 면담을 제시했지만 전장연이 오 시장 단독 면담을 고수했다.

전장연은 보도자료를 통해 오세훈 시장과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공개적인 토론회를 제안했다. 전장연은 “오세훈 시장에게 공개적인 토론과 대화를 통해 ‘장애인의 시민권 보장’과 ‘지하철 출근길에서 시민 불편 해소’를 위한 길을 함께 만들어갈 것을 제안한다”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통해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면담에 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시위 자제를 요청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설 연휴를 앞두고 20일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거의 모든 열차가 매진일 정도로 서울역 등에 많은 사람이 모인다”며 “4호선 운행이 지연하면 기차를 이용하는 귀성 승객의 큰 피해와 불편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장연이 시위를 재개하자 서울시는 ‘무관용 원칙’을 천명했다. 이동률 서울시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시민의 안전하고 편안한 출근권을 지켜내기 위해 앞으로 있을 불법행위에 모든 법적·행정적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며 “지하철이 특정 단체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시위 도구가 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2년간 4450억원 손실…1210만명 피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남부터미널 인근에서 시외버스 이동권 보장을 주장하며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지난 2년간 전장연 시위로 인한 사회적 피해 규모를 추산한 결과 약 445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총 82회 지하철 운행 방해 시위로 지하철 운행이 중단한 시간은 84시간이다. 1회 시위당 평균 63분 동안 지하철 운행이 지연했고, 최대 154분 동안 지하철이 정상 운행하지 못할 때도 있었다.

이로 인해 지하철 운행률이 31.4% 감소했고, 승객 1210만명이 피해를 봤다. 9337건의 민원이 발생했고 수치로 집계가 어려운 시민 불편이 발생했다는 것이 서울시 설명이다.

서울시는 “지난 2년간 장애인 단체의 지하철 시위로 시민은 막대한 고통 감내했다”며 “더는 선량한 시민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지하철 정상 운행에 협조해달라”고 요구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