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중앙] 특별 인터뷰 | ‘미스터 쓴소리’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의 정국 관전평
“尹, 3대(연금, 노동, 교육) 개혁 성공하려면 야당과 협치해야”
■“여당 경선 분위기 비상식적… 장제원 사무총장설(說)에 김기현 질 수도”
■“국민은 대장동 돈 먹은 이들 지위 고하 막론하고 모두 처벌 바란다”
■“이재명 대표, 돈 받은 의혹 측근들 구속된 이상 사과하고 물러서야”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의 고교 시절 아호(雅號)는 친구들이 붙여준 ‘파란(波瀾)’이었고, 그의 인생도 호처럼 파란만장했다. 국어 교사를 하다 재야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어 권위주의 정권에서 10년 이상 옥살이를 했고, 민주화 이후 국회의원, 특임장관 등으로 권력의 정점에 서기도 했다.
그런 그가 평생 해온 것 중의 하나가 일기 쓰는 일이다. 인생을 지혜롭게 사는 데 필요한 딱 한 가지 덕목을 들라 했더니 그는 주저 없이 ‘반성하며 사는 것’을 꼽았다. 하루하루의 돌이킴을 거의 매일 일기에 남긴다고 했다.
요즘 한국의 정치를 보면 이런 반성의 요소는 멸종해버린 듯하다. 누군가 바보가 되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했다. 하나는 진실이 아닌 것을 믿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진실을 믿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반성이 결여되면 한국 정치도 이렇게 간다. 참과 거짓이 뒤엉켜 시비를 가리기 어려운 혼돈으로 빠져드는 상황이다. 전당대회를 앞둔 국민의힘,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를 마주한 민주당 모두 비(非)이성적으로 가열되고 있다. 1월 12일 서울 종로구 ‘국민통합연대’ 사무실에서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과 만나 정국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Q : 전당대회를 앞둔 국민의힘이 내홍과 함께 난기류에 휩싸이는 형국입니다.
A : “국민의힘 당권 경쟁 양상이 상식적이지 않아요. 집권여당의 전당대회는, 특히 정권 교체 후의 전당대회는 당대표 지망자들이 개혁과 성공 어젠다, 비전을 제시하는 게 일반적이죠. 지금 국민의힘은 그런 건 오간 데 없고 대통령만 쳐다보며 오로지 윤심(尹心, 윤석열 대통령 의중)만 팔고 다니지요. 역대 여당 대표 선거에서 처음 있는 일입니다. 또 대통령실이 이처럼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처럼 보인 것도 전에 없던 현상이죠. 정상적인 당권 레이스라고 보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Q : 국민의 눈에 어떻게 비칠까요?
A : “당대표가 어떤 철학과 가치관을 갖고 당을 이끄느냐는 중요한 일인데, 그렇게 하지 않으니 일반 국민은 별로 관심이 없죠. (전당대회에) 관심도 없고 흥행이 안 될수록 많은 이들이 출마해서 분위기를 돋워야죠.”
Q : 나경원 전 의원의 당대표 경선 출마 논란으로 여권 내부가 어지럽게 돌아갑니다.
A : “장관급(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공직 임명을 받고서 3개월 만에 그만두고 당대표 경선에 나선다면 임명권자와 정부가 우스워지는 거죠. 몇 달 뒤 그만둘 것도 모르고 임명장을 준 거니까요. 나 전 의원도 출마 생각을 품었다면 임명을 고사했어야죠.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엉터리로 일을 한 겁니다.”
“윤 대통령, 나경원 다 엉터리로 일해”
Q : 윤 대통령의 리더십에 금이 가겠군요.
A : “나 전 의원이 만약 불편한 관계를 무릅쓰고 출마를 강행해 대표가 돼버리면 대통령실은 한 방 먹은 거지요. 나 전 의원은 대표가 되면 대통령실하고 관계를 잘 맺어보려고 하겠지만, 대통령실에서는 나 전 의원을 못 믿을 사람, 같이 일을 못할 사람으로 보겠지요.”
Q : 지금 국민의힘은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고 편 가름도 심하지요?
A : “여권이 유승민 전 의원을 아주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있어요. 유승민만 빼고 다 친윤(親尹)이다, 이런 식이죠. 그를 국민의힘에서 이단아처럼 취급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유 전 의원 역시 우리의 중요한 자산이에요. 유 전 의원이 윤 대통령을 비판하더라도, 그런 사람도 당에 있어야 하지요. 잘 못하면 잘 못한다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어야 합니다. 전반적으로 볼 때 당이 건강하지 못해요.”
Q : 이번 당대표 경선은 대통령 의중이 유독 도드라지는 경선 같습니다.
A : “본인들은 당무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하니까 실상은 알 수가 없지만 나타나는 정황으로 봐서는 그렇지 않게 느껴지죠. 당대표를 100% 당원 투표로 선출하는 쪽으로 룰을 바꾼 것이나, 특정 예비후보를 두 번이나 관저로 불러 식사하는 것으로 봐서는 윤심이 특정인에게 가 있다는 인상을 주지요. 누가 봐도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이 움직이는 것은 다 윤석열 대통령 뜻이라고 봐야죠. 윤심이 개입하지 않는다면 대통령이 장 의원을 불러서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니 이런 거 중단시켜야 하는 겁니다.”
Q : 윤심은 왜 과도하게 개입하는 걸까요?
A : “당정 관계가 복잡한 사안이라 그래요. 여당과 대통령이 너무 지나치게 멀어 보이면 ‘집권여당이 뭐 저래?’ 핀잔을 주고, 충성 일변도로 나가면 ‘2중대’라는 소리를 들어요. 대통령의 의중은 엄정중립 모드를 취해줘야 합니다. 아마도 지금은 신임 당대표의 성향이 까다롭거나 비판적이면 국정운영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 아닐까요?”
Q : 이준석 대표 시절 당정 관계가 힘들긴 했었죠.
A : “그건 대통령이 국정운영에 자신감을 못 가져서 그래요. 여당 대표면 한배를 탄 사람인데 대통령이 리더십으로 극복해야지요.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식으로 했다가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면 다 묻히겠지만, 만약 패배한다면 모든 허물은 대통령에게 돌아갑니다. 대통령 입맛에 맞는 당대표를 뽑았는데 한 석이라도 야당에 뒤지면 그때부터 당과 대통령실은 완전히 갈라서는 겁니다.”
“총선에서 국민의힘 1당 못 되면 바로 식물정부”
Q : 관계가 파국으로까지 간다는 말인가요?
A : “집권여당이 1당이 안 되면 갈라설 수밖에 없잖아요. 대통령 말을 따랐다가 총선에서 당했으니 더 이상 대통령 말을 따를 이유가 없는 것이죠. 2024년이면 집권 3년 차입니다. 총선에서 1당이 안 되면 레임덕입니다. 레임덕 정도가 아니라 식물정부가 되는 겁니다.”
Q : 그렇다면 윤 대통령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총선에서 이겨야 하는 거군요. 그 사전 정지 작업이 지금 전당대회 관련 모습들이고요.
A : “총선에 모든 걸 걸더라도 이런 식은 곤란해요. 대통령이라면 누가 당대표가 되더라도 그 대표를 존중하겠다는 식으로 공정성을 보여줘야 해요.”
Q : 대통령 입장에서 총선 승리도 중요하지만, 집권여당 내부에 직계 세력을 확고하게 구축하고픈 생각도 들겠지요.
A : “그런 측면도 있는데요. 그것도 총선에서 이겨야 의미가 있어요. 총선에서 지고 자기 세력을 만든다? 그게 무슨 소용 있나요. 민주당이 다수당인데 아무리 국민의힘에 직계를 박아둔들 결국 소수파잖아요. 그들이 역할이나 하겠어요? 선거는 지고 직계를 심어두는 건 오히려 독(毒)이 될 겁니다. 대통령 때문에 졌다고 할 겁니다. 책임이 다 대통령에게 가는 거지요.”
Q : 윤 대통령이 받아들일 수 있는 표현과 논리를 동원해 의견을 전달하는 참모, 지인들의 지혜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다고 보는지요?
A : “윤 대통령도 그렇지만 그 주변에 정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없잖아요. 핵심이라는 사람들이 다 검찰에서 수사하던 이들인데 무슨 융통성이며 정치적 능력을 갖추겠어요. 대통령이나 참모나 똑같은 것이지요. 김대기 비서실장은 윤 대통령 인사 중에 제일 잘하겠다고 내가 이야기를 했었는데 김 실장이라도 뭐 마음대로 하나요? 대통령이 그 사람의 말을 들어줘야 가능하지요. 집권 9개월이 넘어가는데 아직 대통령이 야당 대표는 물론 간부들과도 제대로 식사 한번 안 한 거 보세요. 그런데 어떻게 야당이 국회 운영에 협조하기를 바랍니까?”
Q : 요즘처럼 권력의 속성이 강렬하게 드러나는 때도 없는 것 같아요.
A : “권력이란 건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하나의 도구잖아요. 일하는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지요. 그런데 이 사람들은 국민과 국가를 위한 도구로 권력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마치 권력이 자기네 목적인 것처럼 행사하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나라가 꼬이는 거지요. 대통령 권력을 잡으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아닙니까? 풀을 베려면 낫이 있어야 해요. 권력은 낫에 불과한 겁니다.”
Q : 그 연장선에서 김 고문께서 파악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은 어떤 존재 형식과 사고방식의 소유자인가요?
A : “지금까지 볼 때 윤 대통령은 하나에서 열까지 검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검사 정신, 검사 가치관으로 인생을 살아왔으니 당연하겠지만… 대통령에 선출됐으면 검사 가치관에서 정치적 가치관으로 바뀌어야죠. 검사로서 잘나가던 그때의 가치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Q : 취임 후 일도 많았고 지지율도 급락했지요. 그 과정에서 배우고 느끼고 하는 것 아닌가요?
A : “그게 요즘 다시 지지율이 좀 올라가니까 원래의 자기 생각으로 돌아가버린 것으로 보입니다.”
Q :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 18대 총선에서 보수는 분열됐지만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은 153석을 획득했습니다. 친박연대 등 범보수 의석을 합치면 200석을 오갔지요. 여권 입장에서 2008년 총선 환경과 2024년 총선을 비교한다면?
A : “2008년 총선은 대통령 취임하던 해에 치러진 선거입니다, 대통령의 영향력이 먹힐 때이고요. 2024년이면 윤 대통령 임기 3년 차입니다. 햇수로는 임기 중반을 넘어서는 겁니다. ‘윤핵관’이라는 사람들이 자기 사람 공천해주려고 과욕을 부리다가는 당도 골치 아파집니다. 총선에서 졌다? 당장 반대파로부터 당을 사유화했다는 비판이 일 것입니다. 여당 내부가 분열되는 건 시간문제이지요.”
“좋은 개혁도 방법 그르면 철권통치로 보여”
Q : 윤핵관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이 다음 지도부 개편 과정에서 사무총장이 된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A : “지금 분위기가 그래요. 김기현 의원이 당대표 되면 장제원 의원이 사무총장 된다는 얘기 때문에 오히려 김기현 의원이 역풍을 맞아 경선에서 안 되게 생겼어요. 김기현 의원을 대표로 만들려면 장 의원이 앞으로 나설 게 아니라 빠져주는 게 좋을 겁니다.”
Q : 윤석열 정부가 연금, 노동, 교육 개혁을 추진합니다. 성과를 내는 데 필요한 조건을 든다면?
A : “개혁은 좋은데 방법이 그르면 철권통치로 비칠 수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어지럽혀놓은 걸 바로잡는 건 좋은데 그 방식은 야당과의 협치를 통해야 합니다. 일방적으로 몰아가면 대부분 입법 사안인 연금, 노동, 교육 개혁은 불가능하지요. 개혁을 완수하자면 윤 대통령이 야당과 대화를 하고, 인간적으로 협조를 구해서 야당을 부드럽게 만들어야 합니다. 원칙은 흐리지 않으면서 야당이 다수당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협치가 없으면 개혁도 성과를 얻지 못합니다. 협치가 제1의 조건입니다.”
Q :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이라든가 탈원전 정책 관련 통계 조작 의혹 등 문재인 정부와 관련된 불·탈법 논란 때문에 협치가 어려우리라는 관측도 있지요?
A : “그런 문제는 야당의 동의를 구할 필요가 없는 사안이지요. 검찰이 법에 따라 처리하겠지요.”
Q : 현재의 정국 기조를 내년까지 확장해볼 때 22대 총선 결과를 가늠해볼 수 있을까요?
A : “그렇다고 민주당이 잘하는 것도 아니지요. 사실 민주당이 더 엉망이에요. 이재명 대표에게 민주당의 목숨 줄이 달린 형국이니까요. 이재명 대표 관련 사건이 내년 총선 전에 어떻게 되느냐가 관건이지요. 그걸 정부가 깨끗하게 잘하면 되는데… 대장동 사건만 해도 그렇잖아요. 박영수 전 특별검사, 권순일 전 대법관, 50억원 클럽 관련 건 등은 아직 제대로 손도 안 댔잖아요. 또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언론인들에게 9억에서 9000만원까지 줬다는데, 문제가 된 세 명에게만 돈을 줬을까요. 판사, 검사, 정치인들에게 들어간 것도 다 밝혀내야만 대장동 사건은 청산되는 겁니다.”
“비리 척결은 검찰 몫, 정치적으로 풀려 해선 안 돼”
Q : 대장동 사건 등 각종 비리 의혹 사건에 대한 엄정하고 가감 없는 처벌, 처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인가요.
A : “우리 사회에 누적돼온 적폐, 사회 지도층의 특권의식이 부른 부패를 청산한다면 국민이 다 손뼉을 치지요. 일정하게 필요하거나 드러난 비리만 쳐내고 나머지는 덮어주면 국민은 ‘에이, 옛날하고 똑같아’라고 실망할 겁니다. 김만배씨가 돈을 준 사람은 검사든 판사든 언론인이든 정치인이든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한번 정리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대장동에 관계된 소위 권력형 적폐가 청산되는 겁니다. 입장 곤란하다고 비리를 묻어두면 대장동 사건으로 인해 뿌리박힌 부패는 근절되지 않는 것이지요. 윤석열 정부의 시대적·역사적 사명은 문재인 정부뿐만 아니라 이 나라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의, 그게 공직이든 사회인이든 부정부패는 이번에 뿌리 뽑고 가는 것입니다. 마침 대장동 사건으로 계기가 생긴 것이고요. 그러면 윤석열 대통령 잘 뽑았다고 할 겁니다. 이런 문제는 검찰이 검찰식으로 해도 돼요. 검찰이 해야 할 일을 정치적으로 풀면 안 되는 겁니다.”
Q : 윤석열 대통령을 따르는 검찰 인사들이나 여권 인사들이 연루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요.
A : “그런 사람들이 처벌된다면 더더욱 국민적 신뢰는 두터워지는 겁니다. 윤 대통령 측근 중에서 관련된 사람이 있다면 과감하게 정리해야 국민이 대통령을 믿고 지지할 겁니다.”
Q : 이재명 대표와 그 주변 사람의 각종 의혹 관련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가속하면서 야당은 정치 보복, 정치 탄압이라고 반발합니다. 여당은 ‘누구든 법 앞에 평등하며 예외 없다’고 반박하죠. 이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요?
A : “이재명 대표 얘기는 자기변명이지요. 이 사건은 문재인 정부 시절 터졌고 당시 경찰 수사가 미진해서 재수사하는 것 아닙니까. 이걸 야당 탄압, 정치 보복이라고 하는 건 원천적으로 성립되지 않는 말입니다. 야당의 정치적 행위에 불과해요. 문재인 정부의 일인데 어떻게 정치 보복이 되나요.”
Q : 결국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여야 관계와 국회 운영에 영향을 주는 모양새입니다. 유인태 전 의원은 측근 비리가 확인되면 이 대표가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A : “이 대표는 자신과 관련된 사건을 팩트(사실)에 근거해 법률 투쟁으로 이겨야 합니다. 이를 정치 투쟁으로 이기려 들면 판판이 질 겁니다. 이 대표의 경우 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선거법 위반 혐의라든가, 성남FC 제삼자 뇌물 의혹은 국민이 보기에 좀 생소하니까 버틸 수 있을지라도 이 대표가 직접 돈을 먹은 게 있다거나 측근인 정진상, 김용이 돈을 받은 게 사실로 드러나면 이 대표는 꼼짝 못하는 거죠. 대장동 사건 외에 백현동, 위례 신도시 개발 등 여러 건이 중첩돼 있고 검찰에서 다 조사한다고 봐야죠. 이 대표가 정말 떳떳하다면 헤쳐나갈 수 있지만 시장, 도지사를 했기 때문에 헤쳐나가기 어렵지 않나 생각됩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는 측근들이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자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며 국민에게 사죄했습니다. 이 대표가 저렇게 가서는 이기기 힘들 겁니다.”
“이재명 대표 체제 길어질수록 여당에 유리”
Q : 이 대표의 독특한 캐릭터가 작용하는 건가요?
A : “이 대표가 권력욕은 강한데 뭐든지 힘으로 떼쓰고 밀고 나가면 되는 줄 알아요. 지난해 국회 입성한 이 대표는 지자체장은 경험했지만 국회의원직은 제대로 해보진 않았죠. 정치 윤리와 사법 윤리의 차이점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정치적 대응이 서툴러요. 사법적으로 죄가 안 되더라도 정치적으로 책임질 부분이 있음을 모른다는 말입니다. 지금 이분은 ‘나는 한 푼도 안 받았으니까 잡아가려면 그걸 증명하라’며 버티고 있지요. 그걸 결국 검찰이 밝히지 않을까요? 시간문제라고 봅니다.”
Q : 지금 민주당에 절실한 변화는 무엇인가요?
A : “이재명 대표가 그만둬야지요. ‘내 개인적인 문제를 정리할 때까지 당 지도부에서 물러서겠다’든가 하는 결단을 보여주면 민주당이 삽니다. 국민의힘에 유리한 경우는 민주당이 지금처럼 이재명 대표 체제를 끌고 가주는 것입니다.”
Q : 정치는 ‘무엇을 하도록 하거나 하지 못하게 하는 힘’이라는 해석이 있습니다. 이런 힘의 관점에서 대한민국은 보수와 진보 중 어느 쪽이 다수파라고 보시는지요?
A : “엇비슷하지요. 숫자에서는 보수가 좀 많겠지만 국회를 진보가 장악하고 있어요. 보수가 별 매력을 못 주기도 합니다. 대통령의 말에 힘이 실리자면 국회가 어느 정도 균형을 가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죠. 대한민국이 제대로 되자면 내년 총선에서 여야 의석 분포가 일정 정도 균형을 갖는 게 중요해요. 여당이 과거 정권의 잘못을 바로잡고 청산할 것은 하더라도 지혜로워야 합니다. 야당과 협치의 끈을 놓으면 안 됩니다. 야당과의 대화를 복원하는 게 중요합니다.”
- 글 박성현 월간중앙 지역전문위원 park.sunghyun@joongang.co.kr / 사진 김경빈 선임기자 kgboy@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버님 댁에 보일러…' 이 광고 만든 CF 전설 윤석태 감독 별세 | 중앙일보
- 말죽거리 소고기국밥 제쳤다…이영자도 탐낼 '휴게소 음식 리스트' | 중앙일보
- 760억 재산 포기하고 승려 됐다…인도 8세 소녀의 사연 | 중앙일보
- [속보] 영화배우 윤정희 알츠하이머 투병 중 별세…향년 79세 | 중앙일보
- 사랑을 하니 우승도 하더라…김시우·오지현 ‘로맨스 연구’ | 중앙일보
- 차 블랙박스 돌려놔 불륜 현장 촬영…남편 잡으려다 유죄, 왜 | 중앙일보
- 10년만에 부활한 '반값 아파트'…시세보다 5억 싼데 깡통 로또? [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 중앙일
- 민주당, 부글대면서 입은 닫았다…민노총 압색에 묘한 행보, 왜 | 중앙일보
- 영국팬 80% “선발서 빼라”…손흥민, 정말 괜찮은거야? | 중앙일보
- 박원순에 패배한 12년전 그날…나경원·홍준표 악연 시작됐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