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엔 기름진 속을 내리는 담백한 전복국 한 그릇 [쿠킹]
우리 밥상에 꼭 올라가는 국물 요리. 탕·전골·찜은 근사한 메인 메뉴, 국과 찌개는 밥을 서포트하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다른 반찬이 없어도 괜찮다. 특히 겨울 밥상엔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국물 요리는 필수다. 그래서 준비한 겨울에 먹기 좋은 국물 요리 시리즈. 푸드스타일리스트 류지현씨의 책 『보글보글 국물요리』에서 골랐다.
류지현의 보글보글 국물요리 ② 전복 맑은국
내일부터 설 연휴가 시작됩니다. 모처럼 만난 가족들과의 시간에 음식이 빠질 수 없죠. 각종 전과 갈비찜 등 푸짐한 음식들이 상에 오르는데요, 아무래도 기름진 음식이 많다 보니, 더부룩한 속을 달래주는 음식도 함께 준비하면 좋겠죠. 이때 추천하는 요리가 전복 맑은국입니다. 명절 선물로 전복이 들어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메뉴겠죠.
오늘 소개하는 전복 요리는 조금 독특합니다. 전복의 껍데기까지 사용하거든요. 손질 과정에서 분리한 전복 껍데기와 살을 국 끓일 때 함께 넣어 끓입니다. 왜 굳이 분리한 껍데기를 넣어 끓이냐고요? 껍데기에서 나오는 맛과 향이 국물의 풍미를 더 해주거든요. 영양적인 면에서도 좋습니다. 중국 명나라 때 약학서 『본초강목』에는 전복 껍데기를 ‘석결명(石決明)’이라 하여 눈을 맑게 하는 약재로 소개합니다.
전복 껍데기를 국 재료로 사용하려면 불에 살짝 굽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껍데기를 불에 그을리면 남아있는 비린내와 잡내가 사라지고 훈연향이 더해져 국물이 더 맛있어집니다. 레시피에서는 토치를 사용하는데, 토치가 없을 경우에는 스테인리스 날로 된 집게로 껍데기를 집어 가스 불에 그을려주세요.
이렇게 만든 전복 맑은국, 맛이 궁금하시죠. 그 맛을 한 마디로 설명하면 ‘전복의 순수하고 깊은 맛’입니다. 첫맛은 슴슴한 듯하지만 뒤이어 진한 감칠맛과 향이 은은하게 따라옵니다. 충분히 익힌 전복살은 부드러우면서도 쫀득쫀득해요. 오랜만에 가족들에게 보양식을 해주고 싶다면 정말 좋은 요리입니다. 레시피를 익혀두었다가 무더위가 계속되는 여름날 기력회복용 보양식으로도 활용해도 좋아요.
Today’s Recipe 류지현의 전복 맑은국
“한번 끓인 국물을 체에 거르는 이유는 전복 껍데기에서 나올 수 있는 찌꺼기를 거르기 위해서입니다. 요리할 시간이 넉넉하다면 1~2시간 정도 푹 전복을 익히면 더욱 맛이 좋아집니다.”
재료 준비(3~4인분)
전복 8미, 무 2토막(400~500g), 다시마(10×10cm) 2장, 물 6컵, 연두 2큰술, 청주 2큰술, 대파 1/4대, 소금 약간
전복 손질하기
1. 칫솔을 사용해 전복 측면 주름의 물때, 살, 껍데기(패각)까지 꼼꼼하게 닦는다.
2. 전복살 사이에 숟가락을 넣어 살과 껍데기를 분리한다. 껍데기는 뜨거운 물을 살짝 부어주면 쉽게 분리할 수 있다.
3. 내장에 볼록하게 튀어나온 모래주머니를 자르고, 내장과 살을 분리한다.
4. 이빨이 있는 부분을 꾹 눌러서 제거한다.
5. 껍데기를 토치로 살짝 굽는다. 구울 때 껍데기가 튈 수 있으니 주의한다.
6. 껍데기가 뜨거우니 찬물에 담가 씻은 뒤 탄 부분은 솔로 문질러 씻어준다.
만드는 법
1. 손질한 전복을 준비한다.
2. 무는 2cm 두께로 반달로 썰고 돌려깎는다. 대파는 채 썰어 찬물에 담가 매운맛을 뺀다.
3. 냄비에 물을 붓고 전복 껍데기, 전복살, 무, 다시마, 연두, 청주를 넣고 강불에서 끓인다.
4.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15분간 끓이다 무와 다시마는 건진다.
5. 냄비 뚜껑을 덮고 약불로 30분간 끓이고 그대로 식힌다. 식으면 건져서 전복살은 어슷하게 썬다.
6. 육수는 체에 거른 후 다시 냄비에 부어 끓인다.
7. 익힌 무를 넣고 끓이다 간을 보고 부족하면 소금을 넣어 맞춘다.
8. 그릇에 무를 깔고 전복 껍데기 위에 전복을 올리고 육수를 붓고 대파로 장식한다.
류지현 푸드스타일리스트 cook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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