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號 기업은행 '속전속결' 첫 인사 주목받는 이유

부광우 2023. 1.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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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후 보름여 만에 속전속결로 단행한 첫 인사가 금융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기업은행이 CEO 교체를 둘러싸고 외풍이나 외압 논란에 시달리면서 행장 본인의 인선은 물론, 조직 정비에도 상당한 내홍을 겪어 온 전례와 대비되며 김 신임 행장의 인사가 더욱 돋보인다"며 "관치금융 논란에 의미심장한 교훈을 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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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보름여 만에 신속 결정
내부 출신 이해도 장점 부각
금융 관치 논란에 교훈 시사
김성태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3일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전하고 있다.ⓒIBK기업은행

김성태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후 보름여 만에 속전속결로 단행한 첫 인사가 금융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외부 출신 행장이 아닌 내부 승진으로 수장 자리를 꿰찬 김 행장인 만큼, 조직 생리에 밝은 장점이 발 빠른 인사로 유감없이 발휘된 모습이다.


금융권에서 최근 CEO 자리를 두고 금융당국의 개입설 등 관치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김 신임 행장의 사례가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 17일 올해 상반기 정기인사를 실시했다. 김 행장이 지난 3일 공식 취임했음을 감안하면, 주말을 포함해도 정확히 2주 만에 인사가 결정된 것이다.


이는 김 행장이 내부 출신으로서 갖고 있는 조직 이해도가 여김 없이 발휘된 결과로 평가된다. 김 행장은 기업은행에서 소비자보호그룹장, 경영전략그룹장을 거친 뒤 IBK캐피탈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후 기업은행으로 복귀해 행장 바로 밑 2인자 자리인 전무이사로서 CEO를 보좌해 왔다.


특히 두 명의 신임 부행장 선임은 이런 김 행장의 메리트가 잘 드러난 지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소기업들이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이들을 지원해야 하는 국책 은행인 기업은행의 가치를 살림과 동시에, 최근 각종 사모펀드 부실 사태 등으로 부각되고 있는 소비자보호를 동시에 염두에 둔 인사여서다.


혁신금융그룹장을 맡게 된 김인태 신임 부행장은 우리나라 대표 공단 지역인 반월·시화와 구로·가산 지역본부장을 역임하며 코로나19 관련 중소기업 지원과 위기 극복 능력을 인정받았다. 풍부한 현장경험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모험자본 공급 확대라는 정책 금융기관 역할을 강화하는 임무를 부여 받았다.


금융소비자보호그룹장으로 선임된 김운영 신임 부행장은 검사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내부통제 전문가로 금융소비자보호 부문에 높은 이해도를 보유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금융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등 고객 최우선 경영체계를 마련할 적임자로 꼽힌다.


김인태(왼쪽)·김운영 IBK기업은행 신임 부행장. ⓒIBK기업은행

하지만 김 행장의 첫 인사에 무엇보다 눈길이 가는 이유는 그 속도에 있다. 기업은행은 행장이 교체될 때마다 우여곡절을 겪어 왔다. 정부가 최대주주인 특성 상 행장이 교체될 때마나 친(親)정권 인사 낙하산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이 때문에 새 행장의 첫 인사 시기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바로 전임자인 윤종원 행장이 취임할 2020년 1월 당시만 해도 이런 전례는 여김 없이 반복됐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이라는 이력이 부각되면서 노동조합의 저항에 시달렸고, 결국 한 달이 다 돼서야 정식 출근을 하는 아픔을 겪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첫 인사도 같은 해 2월 말에나 이뤄졌다.


사실 기업은행은 올해도 이런 아픔이 재현될 우려에 놓여 있었다.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이자 전 정부에서 금융감독원장을 지낸 정은보 전 금감원장이 새 행장 후보로 거론되면서다. 이에 기업은행 노조는 절대 반대를 외치며 현실화 시 또 한 번 반대 투쟁을 예고한 상태였다. 그러나 김 행장의 수장 취임으로 이런 갈등은 모두 없던 일이 됐다.


가뜩이나 최근 금융권은 관치금융을 둘러싼 갈등에 휩싸여 있는 상황이다. 주요 금융사 CEO들이 줄줄이 임기 만료를 맞는 와중, 금융당국이 후임 인선에 입김을 행사하려 한다는 비판이 일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기업은행이 CEO 교체를 둘러싸고 외풍이나 외압 논란에 시달리면서 행장 본인의 인선은 물론, 조직 정비에도 상당한 내홍을 겪어 온 전례와 대비되며 김 신임 행장의 인사가 더욱 돋보인다"며 "관치금융 논란에 의미심장한 교훈을 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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