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전략기술 지정된 디스플레이...글로벌 1위 탈환할까

국가전략기술 분야에 디스플레이 부분품까지 포함
산업부, 9000억 규모 정책금융 지원도
업계 "국내 생태계 안정화도 기대"

LG디스플레이 직원이 '8인치 360도 폴더블 OLED'를 소개하는 모습.ⓒLG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가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에 이어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연구개발 및 투자가 동력을 찾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관련 기술로 마이크로LED를 포함한 패널 3개 분야가 지정되면서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강조하고 있는 업체들의 기술 격차에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 18일 '2022년 세제개편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조세특례제한법(이하 조특법) 시행령에 명시된 국가전략기술에 디스플레이 분야가 신설됐다. 중국의 저가 공세에 전례없는 위기를 겪고 있는 디스플레이 업계 경쟁력을 제고하는 차원에서다.

디스플레이가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되면서 국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및 소부장 업체들이 본격적인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해당 기업들은 연구·개발(R&D) 비용의 최대 40%, 시설투자비의 최대 15%에 달하는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올해 1월 1일 이후 지출분부터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세부적으로는 마이크로 LED, AMOLED(능동형 유기발광 다이오드), QD(퀀텀닷) 나노소재 디스플레이 등 패널기술 3개와 패널 제조용 증착·코팅 소재와 박막트랜지스터(TFT) 형성 장비·부품 등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술 2개가 지정됐다.

업계는 디스플레이 장비를 구성하는 소재, 부품, 장비 등까지 국가전략기술에 포함된 것을 두고 다시 한번 중국과의 격차를 벌리고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1위 지위를 탈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LCD(액정표시장치)에 이어 차세대 디스플레이 패널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에서도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OLED의 경우 아직까지는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을 따라잡지 못한 상황이지만, 최근 17년 만에 한국의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중국에게 빼앗겼다는 점에서 LCD에 이어 OLED 시장까지 잠식 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진 상태다.

이같은 위기에 업계의 정부 지원 목소리가 커지자 정부는 디스플레이 산업을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한 데 이어 금융지원까지 나서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디스플레이 산업에 9000억원 규모의 정책금융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이번 국가전략기술 지정에 힘입어 투명 OLED, 차량용 디스플레이, 마이크로LED(발광다이오드), QD(퀀텀닷) 등의 첨단 기술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AR(증강현실)·VR(가상현실)·MR(혼합현실)·XR(확장현실) 기기 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해당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인 마이크로 LED 투자가 주목받고 있다.

한편, 디스플레이 산업은 코로나 특수가 끝나고 글로벌 수요가 감소하며 지난해 수출액이 1.1% 감소한 211억달러에 그쳤지만, 올해는 1.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측은 "특히 이번에 디스플레이 장비를 구성하는 부분품까지 국가전략기술에 포함된 것이 고무적"이라며 "장비 부분품에 대한 기술개발도 촉진시켜 국내 생태계 안정화까지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