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크림반도 수복 반대하던 美, 공격 지원 방안 검토 중

美·나토, 확전·러 핵공격 우려에 크림반도 수복 반대해와
美 정부 관계자 "바이든 행정부, 지원 필요성 검토"
러 전술핵무기 사용 우려 줄어든 듯…우크라 입지 강화 의도도
하이마스·브래들리 장갑차로 육로공격 논의 중

미국 정부가 2014년 러시아에 강제병합된 크림반도를 우크라이나가 공격할 수 있게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다수의 미 정부 관계자들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정부와의 수개월 간 논의 끝에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공격할 힘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만 크림반도 공격으로 인한 확전 위험성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후 크림반도를 공격할 수 있는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데 대해 강하게 반대해 왔다. 븍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도 크림반도 수복은 확전과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 등으로 지지하지 않았다.

이 같은 변화는 러시아가 크림반도 통제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향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는 행정부 내 인식과 러시아의 전술핵무기 사용에 대한 우려가 줄어든 점이 작용했다고 NYT는 분석했다.

흑해와 아조우해 사이의 크림반도는 2014년 러시아에 강제 병합됐지만 국제법상 우크라이나 영토로 남아 있다. 또한 러시아군에겐 전략적 요충지로 우크라이나 공격에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과 브래들리 장갑차 등의 무기로 러시아 점령지인 마리우폴·멜리토폴과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육로를 공격하는 것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바이든 행정부가 크림반도를 우크라이나가 공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지금까지 조치 중 가장 대담한 것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군사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공격할 경우 마리우폴·멜리토폴과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육로 공격이 그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미 관리는 러시아군이 지난해 우크라이나 남부를 점령하는 데 크림반도의 러시아군 기지들이 큰 역할을 했다며 이 곳을 공격해 약화시키는 것이 우크라이나군의 중요한 목표라고 설명했다.

다만 NYT는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추가로 공급해도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탈환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특히 크림반도 공격에 러시아가 확전으로 대응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국민 모두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식하고 있어서 오히려 크림반도 공격이 지지를 결집시킬 수 있는 위험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