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홍준표와 나경원

남도영 2023. 1. 20.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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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창부수(夫唱婦隨)'는 남편이 노래를 부르면 아내가 따른다는 의미다.

부부가 화합하고 뜻을 같이한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주로 사용된다.

요즘 국민의힘에서 부창부수는 공격용 단어로 등장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8일 "부부가 좋은 의미로 부창부수 하는 게 아니라 오로지 출세 욕망으로 부창부수 한다면 그건 참 곤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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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영 논설위원


‘부창부수(夫唱婦隨)’는 남편이 노래를 부르면 아내가 따른다는 의미다. 부부가 화합하고 뜻을 같이한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주로 사용된다. 요즘 국민의힘에서 부창부수는 공격용 단어로 등장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8일 “부부가 좋은 의미로 부창부수 하는 게 아니라 오로지 출세 욕망으로 부창부수 한다면 그건 참 곤란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의 당대표 출마와 남편인 김재호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의 대법관 예정설을 동시에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자 나 전 의원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가족까지 공격하는 무자비함에 상당히 유감”이라고 반박했다.

홍 시장은 나 전 의원에 대한 비판 강도를 계속 높여왔다. 지난해 10월엔 ‘이미지 정치인’이라고 비판했고, 지난달엔 “집요하게 내부 디스만 하던 사람”이라고 했다. 지난 3일엔 “잔박(잔류한 친박계)과 야합해 당 지도부에 입성했던 수양버들 같은 사람”이라고 했고, 9일에는 “친이에 붙었다가 잔박에 붙었다가 또 친윤에 붙으려고 한다”고 했다.

홍 시장과 나 전 의원의 사이가 틀어진 것은 오래전부터다. 홍 시장은 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 나 전 의원을 겨냥해 “거울 보고 분칠이나 하는 후보”라고 말했다가 당 안팎에서 비판받았다. 2017년엔 나 전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며 “보수의 혁신, 변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홍준표 대표의 막말”이라고 비판했다. 나 전 의원은 2018년에도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 시장의 당 운영에 공개적인 비판 입장을 취했다. 홍 시장은 2년 뒤인 2019년 나 전 의원의 ‘달창’ 발언을 지적하며 “무심결에 내뱉은 달창이란 말이 보수의 품위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인에게 가장 가슴 아픈 공격이 가족에 대한 공격이라고 한다. 자신에 대한 비판은 참을 수 있지만, 가족에 대한 비판은 참기 힘든 분노가 생긴다는 게 여러 정치인의 전언이다. 원래부터 좋지 않았던 두 정치인의 사이가 부창부수 발언으로 회복되기 힘든 수준으로 악화된 것 같다.

남도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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