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원전 세일즈’ 열심인데… 정작 국내선 ‘고장 도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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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부터 한국수력원자력이 운영하는 원자로와 부속 건물에서 고장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해 원전 공동 진출을 논의하는 등 원전 세일즈에 매진하는 상황에서 원전 주무 공공기관으로서 도움은커녕 방해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고는 원전시설에 중대한 손상 또는 방사선 피해를 유발하는 경우(4~7등급)를 뜻하고, 고장은 이런 피해가 없는 경우(0~3등급)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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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1·3호기 이어 한빛3호기 ‘이상’
새해부터 한국수력원자력이 운영하는 원자로와 부속 건물에서 고장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해 원전 공동 진출을 논의하는 등 원전 세일즈에 매진하는 상황에서 원전 주무 공공기관으로서 도움은커녕 방해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한수원에 따르면 지난 5일 전남 영광에 위치한 한빛3호기의 비상디젤발전기가 자동 가동됐다. 비상디젤발전기는 보통 외부 공급 전원에 문제가 생겼을 때 자동으로 운행된다. 한빛원전 측은 일부 설비에 저전압 신호가 감지돼 전력 차단기가 개방되면서 발전기가 스스로 작동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2일에는 부산 기장군 고리3호기의 터빈과 발전기, 원자로가 자동정지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변압기 케이블 접속부가 불에 타 손상되면서 보호계전기가 가동됐기 때문이다. 보호계전기란 전선이나 부품에 이상이 생겼을 때 전류를 차단해 설비를 보호하는 장치를 가리킨다.
원전 부속 건물에서 화재로 추정되는 사례도 있었다. 지난달 25일 고리1발전소 순수생산설비 건물의 펌프 전동기에서 연기와 불꽃이 발생했다. 다행히 현장 직원이 곧바로 자체 진화 작업을 벌여 추가 피해는 없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펌프모터 측 베어링 과열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원전에서 화재 의심 사례가 발견된 것은 1978년 첫 원전 가동 이후 782건의 사고·고장 기록 가운데 이번이 12번째로, 상당히 드문 사례다. 지난달 22일부터 1주일에 1건씩 원전과 원전 부속시설에서 고장이 발생하고 있는 것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새해 전후 발생한 3건의 고장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만든 원자력 사고 등급(INES)상 사고로 분류되진 않는다. INES는 사고·고장 정도를 7등급으로 나누고 있다. 사고는 원전시설에 중대한 손상 또는 방사선 피해를 유발하는 경우(4~7등급)를 뜻하고, 고장은 이런 피해가 없는 경우(0~3등급)를 가리킨다.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이후 국내 원전에서 국제기준에 따라 ‘사고’로 기록될 만한 사례는 없었지만 고장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고장 건수는 128건에 달한다.
그럼에도 한수원은 최근 발간한 ‘2022년 원자력 백서’에서 “국내 가동 원전은 관련 규정에 적합하게 운영되고 있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수원은 또 “최근 발생한 3건의 고장도 원전 자체의 안전성을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과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를 함께 방문한 자리에서 “UAE 내 추가적인 원전 협력과 제3국 공동 진출 등 확대된 성과를 창출할 때”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이 직접 원전 수출에 나서는 상황에서 한수원이 “국내 원전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기보다는 철저한 점검과 후속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세종=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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