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 면담” “단독 면담” 팽팽… 오세훈·전장연 대화 무산

김이현 2023. 1. 20.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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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간의 설 연휴 전 면담이 평행선 대치 끝에 무산됐다.

전장연 회원 20여명은 면담 무산 직후인 이날 오후 서울남부터미널에서 버스 승차 시위를 시도하며 고속·시외버스 휠체어 리프트 설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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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는 고압적·전장연은 면피 행보
샅바싸움에 애꿎은 시민만 피해
전장연, 터미널서 버스 승차 시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 등을 요구하며 지하철 선전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간의 설 연휴 전 면담이 평행선 대치 끝에 무산됐다. 설 연휴 이후 출근길 정상화를 기대했던 시민들만 피해를 입게 됐다.

서울시는 19일 오후 4시 예정됐던 장애인단체 비공개 합동 면담이 전장연의 불참으로 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양측은 5차례 물밑 회동에서 면담 방식과 내용을 논의했지만 배석자 문제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전장연은 오 시장과의 단독 면담을 요구했으나 서울시는 다른 단체와의 합동 면담을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시는 면담 무산 직후 이동률 대변인 명의로 논평을 내고 “전장연은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주장하며 지하철 탑승시위를 했지만 서울시가 이동권 개선 사업을 발표하자 장애인 권리예산 국비 1조3000억원 증액을 요구하고 나섰다”며 “장애인 권익 증진을 위해 투쟁한다는 전장연이 다른 장애인 단체와의 논의를 거부하는 건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시민의 불편·불안을 초래하는 시위를 계속한다면 불법행위에 모든 법적·행정적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2년간 전장연의 82차례 시위로 인해 약 4450억원의 사회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시위로 지하철 운행이 84시간 중단됐고, 674대 열차가 운행을 제대로 하지 못해 운행률이 31.4% 감소했다. 시위 후 1210만명이 피해를 입었고 탑승 승객 피해를 4400억원, 열차를 타지 못한 시민이 입은 피해를 약 50억원으로 추산했다. 시위로 인한 민원은 9337건이 제기됐다. 출근길 지연으로 인한 생계 위협과 불이익, 아이 등원 불편, 택시비 부담, 스트레스 등이 민원의 주 내용이었다.

전장연 회원 20여명은 면담 무산 직후인 이날 오후 서울남부터미널에서 버스 승차 시위를 시도하며 고속·시외버스 휠체어 리프트 설치를 요구했다. 이들은 버스 티켓을 산 뒤 두 차례 승차 시위를 벌였으나 경찰이 제지해 버스에 오르진 못했다. 전장연은 이르면 20일부터 출근길 지하철 시위도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는 “교섭에는 내용 뿐 아니라 절차적 태도의 문제도 있다”며 “시가 고자세로 나가면서 태도를 소홀히 해 일을 그르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뜬금없이 기획재정부 과장의 면담 참석을 요구하거나 의제를 두고 오락가락했던 전장연의 면피성 행보도 문제로 지적된다. 문제 해결보다는 출근길 시위 명분 쌓기에만 치우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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