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보스 포럼 CEO들의 조언… “국가 간 약속과 신뢰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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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WEF) 연차 총회 참석차 스위스 다보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다양한 조언과 제안을 쏟아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한국 정부 초청에 응해 한자리에 모인 IBM, 인텔, JP모건 등 세계 유수 기업의 CEO들은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고 자기소개를 한 윤 대통령에게 복합위기 극복 해법을 묻기도 하고 새로운 유망 분야에 대한 투자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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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WEF) 연차 총회 참석차 스위스 다보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다양한 조언과 제안을 쏟아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한국 정부 초청에 응해 한자리에 모인 IBM, 인텔, JP모건 등 세계 유수 기업의 CEO들은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고 자기소개를 한 윤 대통령에게 복합위기 극복 해법을 묻기도 하고 새로운 유망 분야에 대한 투자도 권고했다.
그중 아랍에미리트(UAE)의 국부펀드 무바달라 투자사의 칼둔 알 무바라크 회장의 조언은 새겨들을 만하다. 그는 UAE가 한국에 300억 달러(약 40조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한 이유를 ‘한국의 기술과 신뢰’ 2가지 키워드로 설명했다. 한국이 2009년 UAE에 한국형 원전 APR-1400을 처음 수출한 이후 보여준 기술 수준과 운영 역량에 UAE는 높은 평가를 했다는 것이다. 또 한국은 주어진 시간과 예산 안에서 약속한 걸 모두 이행하는 성과로 UAE정부의 신뢰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것이 UAE가 원전강국인 미국과 프랑스, 일본 등을 제쳐두고 한국을 협력파트너로 선정한 이유라는 것이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한국의 UAE 원전 수출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14년 전 이명박정부가 처음 200억 달러 규모의 원전 수주를 따냈지만 문재인정부가 들어서면서 위기를 맞았다. UAE정부가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기조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원전 수출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대통령특사로 파견된 임종석 당시 비서실장이 국방 협력까지 강화하는 카드로 반전을 끌어내지 않았다면 원전 시장에서 한국의 입지는 더욱 위축됐을 것이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던 한국의 원전기술이 문재인정부 내내 찬밥 신세였던 것은 두고 두고 논란이다. 하지만 문재인정부가 국익을 고려해 UAE 원전에서 철수하지 않은 것은 UAE정부의 신뢰를 쌓는 데 기여했다.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역대 정부가 들인 노력과 정성이 윤 대통령의 UAE 방문 성과에 디딤돌이 된 것이다.
우리는 정권과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지난 정부의 성과를 지우기에 바빴다. 그러나 대외적으로 한국 정부의 전략과 입장을 함부로 바꾸는 것은 국익 손상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한·일 관계 악화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약속을 후임인 문재인 대통령이 깬 것이 원인이었다. 정권이 달라지면 이념과 지향점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대외적인 약속은 신중해야 하고 한 번 맺은 약속은 지켜야 한다. 적폐 청산과 전통 계승을 구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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