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국과 보수집권세력 망동 짓뭉개버려야” 南노동자대회서 北조선직총 연대사 낭독

양한주 2023. 1. 20.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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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과 경찰이 지난 18일 민주노총 본부에 대해 집행한 압수수색영장에 민주노총 조직국장 A씨가 지난해 8월 참석한 '8·15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북한 노동자 단체 조선직업총동맹(조선직총)의 연대사가 낭독된 부분이 기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직총은 같은 해 6월 6·15 선언 22주년 때도 민주노총 등에 연대사를 보내 "미국의 반공화국 적대시 정책과 반통일 보수 세력의 외세의존, 동족대결 광기를 제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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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간부 ‘국보법’ 위반 소지
국정원,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
국가정보원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 압수수색을 마친 후 압수물이 든 상자를 들고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정보원과 경찰이 지난 18일 민주노총 본부에 대해 집행한 압수수색영장에 민주노총 조직국장 A씨가 지난해 8월 참석한 ‘8·15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북한 노동자 단체 조선직업총동맹(조선직총)의 연대사가 낭독된 부분이 기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씨는 지난해 8월 13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노동자대회 사전행사의 진행을 맡아 ‘한미연합 군사훈련 중단’ ‘주한미군 철수’ 등의 구호를 외쳤다. A씨가 반미 성향을 보여 왔고, 당일 본행사에서 조선직총이 보낸 연대사가 그대로 낭독된 것으로 볼 때 국가보안법 위반 소지가 충분하다는 게 국정원의 설명이다.

이 집회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조선직총이 공동으로 개최했다. ‘민주로총에 보내는 련대사’에는 윤석열정부에 대한 거센 비판과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규탄하는 내용 등이 적나라하게 담겼다. 조선직총은 “미국과 남조선의 윤석열 보수집권세력은 이 시각에도 하늘과 땅, 바다에서 각종 명목의 침략전쟁 연습을 광란적으로 벌려놓고 있으며 북침을 겨냥한 대규모 합동 군사연습을 강행하려 한다”며 “온 겨레의 치솟는 분노를 자아내는 내외 반통일세력의 대결 망동을 단호히 짓뭉개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직총이 당시 보낸 연대사는 현재도 민주노총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다.

양대 노총과 조선직총은 당일 공동결의문도 발표했다. 결의문에는 “남북 노동자들은 우리 민족문제에 끼어들어 훼방을 놓고 온갖 불행과 고통만을 가용하는 미국의 부당한 간섭과 전횡을 단호히 배격해나갈 것이다” “오늘 대회부터 9월 평양공동선언이 발표된 9월 19일까지 ‘남북 노동자 공동실천기간’으로 선포하고 외세와의 합동군사훈련과 침략전쟁 장비반입을 비롯한 전쟁 대결 책동을 단호히 짓부숴버리기 위한 투쟁에 총궐기해나갈 것이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조선직총은 같은 해 6월 6·15 선언 22주년 때도 민주노총 등에 연대사를 보내 “미국의 반공화국 적대시 정책과 반통일 보수 세력의 외세의존, 동족대결 광기를 제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안 당국은 이런 북측 연대사 발표와 A씨의 과거 행적 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의심한다. 국정원은 A씨가 2017년 9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북한 노동당 산하 문화교류국 공작원과 접선하는 등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 4명이 2016~2019년 북한 연계 지하조직과 연결된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이다. 압수수색영장에는 피의자들의 해외 동선, 공작원 접선 장소 및 일시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됐다고 한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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