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측근' 김용 재판, 3월부터 본격화…남욱·유동규와 번갈아 법정 선다

불법 대선자금 수수 혐의 기소 김용과 '대장동 일당' 재판, 올해 3월 본격 시작
재판부 "3월 초부터 매주 화·목 공판…첫 정식 공판 앞서 2월 16일 마지막 공판준비기일"
남욱 변호인 "검찰 공소장 일본주의 위반하고 있다…방어권 행사에 어려움"
재판부, 검찰에 "김용 공소장 전제 사실 너무 상세, 간략하게 정리해 달라"…검찰 "검토해보겠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 연합뉴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남욱 변호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이른바 '대장동 사건' 관련 공동 피고인들이 오는 3월부터 번갈아 법정에 서며 진실 공방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김 전 부원장과 유 전 본부장, 남 변호사, 정민용 씨의 2회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들은 대발동 개발 과정에서 민간 사업자들과 유착관계를 갖고 금품 제공과 선거 지원에 따른 사업성 특혜를 주고받은 혐의로 지난해 11월 기소됐다.

이날 재판부는 "3월 초부터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공판을 열어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가겠다"며 "첫 정식 공판에 앞서 2월 16일 3회 공판준비기일을 열어 증인 신문을 비롯한 증거조사 일정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유동규 피고인이 나흘 정도, 정민용 씨가 이틀 정도 증인신문 시간이 소요된다는 의견서를 받았다. 또 정몽주 씨와 남 변호사 그리고 김 씨 등이 하루 정도 소요된다는 의견을 받았다"며 "방어권 행사를 포함한 증인신문 시간까지 확보해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정을 조율한 재판부는 피고인 측 변호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말해보라"고 권했다.

이에 남 변호사 측 변호인은 "검찰이 공소장 일본주의를 위반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공소장 일본주의는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때 공소장만 법원에 제출하고 다른 서류와 증거를 공소장에 첨부해선 안 된다는 원칙이다.

구체적으로 이 변호인은 "남 변호사에게 공소 제기된 사건이 많다. 공소장을 전체적으로 보게 되면 논리적으로 모순되고, 충돌되는 경우가 많다"며 "검찰이 가능하다면 논리적으로 모순되거나 어긋나고 상충되는 부분에 대해 정리를 했으면 한다. 방어권 행사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검찰에 "공소장에서 전제 사실 부분을 이렇게 상세하게 한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다"며 "간략하게 정리하기를 제의하고 명한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검찰은 김 전 부원장의 공소장에 그와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유 전 본부장이 남씨 등 대장동 민간 사업자들과 2011년부터 10년 동안 맺은 관계를 자세히 기술했다. 대장동 민간 사업자들이 이재명 대표의 정치활동을 지원하려 물밑 지원을 폈다는 내용도 담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측근인 김 전 부원장은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전후인 2021년 4∼8월 유 전 본부장, 정 씨와 공모해 남 씨에게서 4차례에 걸쳐 대선 자금 명목으로 8억4700만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구속기소됐으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부원장은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상임위원이었던 2013∼2014년 공사 설립,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편의 제공 대가로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4차례에 걸쳐 총 1억9000만원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도 기소됐으나 역시 부인하고 있다. 뇌물수수 혐의는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과 병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