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0억 재산 포기하고 승려 됐다…인도 8세 소녀의 사연
자이나교 승려가 되기 위해 760억원이라는 막대한 재산 상속을 포기한 8세 소녀의 사연이 전해졌다.
18일(현지시간) AFP 통신은 인도 수랏에 사는 데반시 상비(8)가 나흘간 '딕샤'(diksha)를 모두 치렀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딕샤는 출가주의 전통이 있는 자이나교에서 자신의 모든 소유물을 버리고 사찰에 들어가는 의식이다.
상비는 불과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세계 보석 무역을 주름잡는 보석회사 '상비 앤 선즈'(Sangvi & Sons)의 상속녀였다. 인도 신용평가사 ICRA에 따르면 1981년 설립된 이 회사는 현재 순자산이 50억 루피(약 760억원)인 것으로 추산된다.
사흘간 마을에서 열린 축하연을 마친 상비는 이날 머리를 남김없이 깎은 채 사찰에 들어갔다. 입고 있던 화려한 옷도 흰색 민무늬 옷으로 갈아입었다. 이로써 상비는 딕샤를 거친 가장 나이 어린 승려들 중 한 명이 됐다.
딕샤를 지켜보던 한 마을 주민은 AFP에 "상비는 어릴 때부터 수랏 지역 신도들 사이에선 경건한 아이로 유명했다"며 "TV나 영화를 보거나 쇼핑몰에 간 적도 없다"고 전했다. 상비의 부모는 이날 현지 언론을 통해 상비가 평소 승려가 되기를 열망했다고 밝혔다. 이들 역시 자이나교도다.
인도에서 약 400만명의 신자가 있는 자이나교는 불교와 마찬가지로 기원전 6세기 무렵 브라만교에서 파생한 인도 전통 종교다. 고행·금욕, 무소유·무살생, 비폭력·평화주의를 특징으로 한다.
다만 AFP는 일부 자이나교도들이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향상하기 위해 어린 자녀들에게 승려가 되도록 강요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사찰에 들어간 아이들이 죽음에 이를 정도로 극단적인 고행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2016년 인도 하이데라바드에선 13세 소녀가 하루에 두 번만 물을 마시며 2달 넘게 단식을 이어가다 혼수상태에 빠져 사망했다. 단식을 강제한 소녀의 부모는 인도 검찰에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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