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40억→6년 124억, 오지환 ‘LG 종신선수’ 도장

LG와 2029년까지 재계약한 오지환(오른쪽)과 김인석 LG 트윈스 대표이사. [사진 LG 트윈스]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유격수 오지환(33·사진)과 다년 계약을 맺었다. 내년에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오지환을 잡기 위해 일찌감치 베팅한 것이다. LG는 19일 “오지환과 계약기간 6년, 총액 124억원에 사인했다”고 밝혔다. 이 계약은 내년 시즌인 2024년부터 2029년까지 유효하다. 124억원 중 보장액 100억원, 옵션은 24억원이다. LG가 FA선수가 아닌 데도 다년 계약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오지환을 높게 평가한다는 뜻이다.

오지환은 경기고를 졸업하고 2009년 LG에 1차 지명으로 입단했다. 그동안 한 번도 팀을 옮기지 않은 ‘원 클럽 맨’이다. 프로 14시즌 동안 통산 162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5, 홈런 146개, 1466안타, 745타점, 도루 240개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142경기에서 타율 0.269, 홈런 25개, 133안타, 87타점, 도루 20개를 기록하면서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쓰는 유격수로는 최초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도 가입했다.

오지환

오지환은 2019시즌이 끝난 뒤 첫 FA 자격을 얻었다. 그해 LG와 4년 총액 40억원(계약금 16억원, 연봉 총 24억원)에 계약했다. 당시 오지환이 구단에 먼저 6년 장기 계약을 제안했지만, LG가 난색을 보여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 이후 세 시즌이 흘렀다. 이번엔 상황이 뒤바뀌었다. 오지환은 KBO리그가 인정하는 국가대표 유격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시즌엔 LG의 주장까지 맡아 몸값 이상의 활약을 해냈다. 그러자 LG는 오지환이 두 번째 FA 자격을 얻기 전에 먼저 6년 계약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오지환은 남은 1년 계약을 포함해 앞으로 7년간 LG의 내야를 책임지게 됐다.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은퇴할 때까지 LG에서 뛰겠다는 약속이나 다름없다.

LG 구단은 “오지환은 LG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다. 또 개인 기록뿐 아니라 라커룸과 더그아웃에서도 동료들에게 모범이 되는 선수”라며 “일찌감치 다년 계약을 하면 심리적으로 안정적인 상황에서 경기에 집중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그라운드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오지환은 “좋은 대우를 해주신 구단에 감사하다. 선수로서 한 팀에서만 뛴다는 게 큰 영광인데, 그럴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같아 기쁘다”며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들께도 감사드린다. 구단과 팬들의 기대를 잘 알고 있다. 반드시 그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