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삶의 원동력” 118세 수녀의 메시지
세계 최고령자인 프랑스의 수녀 앙드레(본명 루실 랑동·사진)가 지난 17일(현지시간) 118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무수한 시대의 질곡을 겪은 그가 생전 남긴 메시지는 “평생 일을 놓지 말 것”과 “더 많이 사랑할 것”이었다.
BBC 등 외신은 이날 앙드레 수녀가 프랑스 남부 항구도시인 툴롱의 양로원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잠자던 중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1904년 2월 11일 태어난 앙드레 수녀는 남프랑스의 소도시인 알레스에서 세 명의 오빠와 함께 자랐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뒤 고향을 떠나야 했고, 이후 파리·마르세유 등에서 가정교사와 간병인으로 일했다. 40세에 한 자선단체에 입회하며 수녀의 삶을 결심한 이후 프랑스 중부 비시에 위치한 가톨릭 병원에서 고아와 노인을 돌봤다.
75세에 은퇴하면서 툴롱으로 거처를 옮겼지만 일을 놓지 않았다. 양로원에서 지내며 거동이 어려운 노인을 돕고, 주민을 만나 신앙 상담을 해줬다. 지난해 4월 AFP 등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나는 108세가 될 때까지 일했다”며 “사람들은 일 때문에 죽겠다고 하지만, 내게 일이란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앙드레 수녀는 2021년 1월 코로나19에 전염됐지만 탈 없이 회복하면서 ‘최고령 코로나19 생존자’ 기록을 얻었다. 당시 NYT 등에 따르면 앙드레 수녀는 “죽음이 두렵지 않기 때문에 담담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약 한 세기 전인 1918년부터 2년 동안 창궐했던 스페인 독감으로부터도 살아남았다. 양로원 측은 “그가 하루 한 잔씩 와인을 마시고 초콜릿을 조금씩 먹었다”며 “장수의 비결일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120년 가까이 살며 그가 얻은 교훈은 “남을 미워하지 말고, 서로 돕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지난해 4월 인터뷰에서 “우리가 모두 이런 자세를 공유한다면 삶이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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