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TV까지 출연해 혐의 적극 반박…당내 “불리한 여론전 재정비”
자신의 사법 리스크에 침묵하며 ‘방탄 논란’을 키워 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각종 의혹을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검찰의 전방위적 수사에 대해 “사법 리스크가 아닌 검찰 리스크”라고 받아친 데 이어 서울중앙지검의 ‘위례·대장동 의혹’ 소환조사 통보에 이틀 만인 18일 “출석(28일)하겠다”고 맞대응했다. 당내에선 지난달 수원지검 성남지청의 ‘성남FC 의혹’ 관련 소환 요청을 한 차례 거부하며 머뭇거렸던 데 비해 확연히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또 이날 KBS 생방송 인터뷰에선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낮 도깨비 같은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방탄 논란’에 대해선 “(검찰 수사는) 개인과 당에 대한 공격 두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며 “당이 부당하다는 말을 안 하는 게 정상이냐”고 되물었다.
다만 의원 40여 명을 대동했던 지난달 출석 때와는 달리 오는 28일에는 “홀로 가겠다”고 밝혀 당내 ‘사법 리스크 분리 대응론’을 일부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비명계는 “이 대표의 여러 의혹은 성남시장 시절 있었던 일이 아니냐, 개인적으로 대응해야지 당이 나서서 방어하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주장해 왔다.
비명계의 조응천 의원은 “굉장히 잘한 결정”이라며 “고난을 치르시겠지만 이 대표 주장의 진정성이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욱 의원도 “지난번 출두 때 모습을 보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꽤 많이 있었는데, 그런 이야기가 나올 가능성은 없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대표가 ‘나 홀로 대응’을 선언할수록 당내 구심력이 높아지는 역설적 상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표의 입장 변화를 놓고 “다소 불리한 여론전을 재정비하는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친명계 의원은 “검찰이 내년 총선까지 수사를 질질 끌면서 이 대표를 건건이 불러 망신주려는 장기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매번 ‘나간다, 만다’로 시간을 소모하느니 ‘내가 갈 테니 빨리 결론내라’고 오히려 검찰을 압박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지지층은 이 대표의 결백을 믿어주겠지만, 중도층은 검찰에 안 나가면 ‘뭐가 있어서 안 나가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어 여론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 측이 “28일 오전 10시30분 중앙지검에 출석하는 것으로 확정됐다”고 공지한 데 대해 검찰은 “수사팀과 협의한 바 없다”며 일방적 발표에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위문희·강보현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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