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휴일] 가까워지려고

2023. 1. 19. 20:3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물에 비친 돌은 나뭇가지를
나뭇가지는 개의 얼굴을
한다

작별 인사를 하는 것처럼
작별 인사는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처럼

돌이 나무에게 나무가 개에게
흔들려서
손을 흔들었고

돌을 닮은 개에게
개를 닮은 돌에게
한다

누가 누군지 모른 채
한다

“안녕”

한다
하고
안녕은 밀려난다

물처럼

…(중략)

나를 보며
개의 얼굴이 짖는다

가까워지려고

나는 돌을

한다

-김석영 시집 '돌을 쥐려는 사람에게' 중

“한다”는 말이 반복되며 극히 적은 글자로 구성된 이 시에 의미와 리듬을 풍성하게 조성한다. 뭘 “한다”는 것일까. 계속 궁금해하며 읽게 된다. 2022년 제41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